
이재명 대통령이 미래 먹거리의 '씨앗'이라고 표현한 내년 예산안이 정기국회 심의·의결 절차에 본격 오른다. 정부는 경기 회복과 미래 성장동력 발굴에 반드시 필요한 실탄으로 '원안 통과'가 필요하다는 입장인데 정기국회에서 여야의 치열 공방이 예상된다.
정부가 최근 편성한 내년 예산안은 약 728조원 규모로 올해 본 예산(약 673조원)보다 8.1% 증가했다.
정부는 사상 처음으로 700조원을 넘는 '슈퍼 예산'이 적극 재정 의지이자 선도경제로의 대혁신을 이끄는 마중물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초혁신경제 등 성과를 낼 수 있는 부문에 집중적으로 투자하고 인공지능(AI), 연구개발(R&D), 첨단산업 등 산업 분야와 지방 육성 등에 투입한다.
'AI 3강' 진입을 위해 올해(3조3000억원) 대비 3배 이상 증가한 10조1000억원을 내년 AI에 투자할 예정이다. 국가 AI 경쟁력의 토대가 될 인재 양성, 인프라 구축 등 기반 조성에는 올해보다 4조8000억원 늘린 7조5000억원을 배분했다.
R&D 예산은19.3% 늘어나 역대 최대인 35조3000억원으로 편성했다. AI, 바이오, 콘텐츠, 방산, 에너지, 제조 등 6대 첨단산업 핵심기술 투자를 늘려 구체적 성과를 낸다는 목표다.
이 대통령은 이 같은 투자를 씨앗에 비유했다. 최근 국무회의에서 “내년 예산안은 경제 대혁신을 통해서 회복과 성장을 끌어내기 위한 마중물”이라며 “뿌릴 씨앗이 부족하다고 밭을 묵혀 놓는 그런 우를 범할 수는 없다. 씨앗을 빌려서라도 뿌려서 농사를 준비하는 게 상식이고 순리”라고 강조했다.
나라 살림이 빠듯한 상황이지만 성장을 위해서는 확대 재정 기조를 유지해야 한다는 당위성을 강조한 것이다.
이 대통령은 정부 예산안 마련을 기점으로 국가 성장동력 확보를 위한 전략 마련에도 본격 착수한다. 오는 4일 수석보좌관 회의를 주재하고 'K-제조 대전환' 방안을 토의한다. 제조업 현황을 진단하고 산업 정책 방향과 금융 지원 방안을 심도 있게 논의하는 자리다.
주 후반에는 'K-바이오 혁신 간담회'도 주재한다. 바이오 산업을 반도체 산업에 버금가는 성장·수출 동력으로 삼기 위한 지원 방안 등을 논의할 계획이다.
이와 관련해 강훈식 대통령실 비서실장은 1일 수석보좌관회의를 주재하고 “9월부터 국민의 어려움을 살피고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는데 정책 역량을 집중해야 할 것”이라면서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아 양질의 일자리를 만들어 내고, 민생회복 소비쿠폰에 이은 내수 활성화 추가 대책을 마련함과 동시에 신선식품 등을 포함한 생활물가 안정에 전력을 다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기국회의 예산 처리를 앞두고 확대 재정과 과감한 투자의 필요성을 다시 강조하기 위한 포석으로도 읽힌다.
국회에선 예산안 처리를 두고 여야가 강대강 대치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여당은 경제회복을 위한 필수적인 확장재정이라는 점을 강조하는 반면, 국민의힘은 경기 침체가 예상되는 상황에서 '포퓰리즘 예산안'이라며 대대적인 삭감을 예고했다.
최호 기자 snoop@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