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HD현대중공업 노사가 임금 협상을 두고 갈등을 빚고 있는 가운데 HD현대미포 합병 이슈로 노조 투쟁 강도가 높아지고 있다. 업계에서는 HD현대중공업 노사 갈등이 장기화되면 마스가(MASGA) 프로젝트에도 악영향을 줄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8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HD현대중공업 노조는 9일부터 12일까지 7시간 파업을 전개한다. 사실상 전면 파업이다. 파업 마지막 날인 12일에는 HD현대 조선 계열사 노조와 함께 경기도 성남시 HD현대 글로벌 R&D센터(GRC) 상경 투쟁도 계획하고 있다.
앞서 HD현대중공업 노사는 지난 7월 △기본급 13만3000원 인상 △격려금 520만원 지급을 골자로 한 잠정합의안을 마련했지만 조합원 찬반투표에서 과반 이상의 찬성을 얻지 못해 부결됐다. 노조는 △기본급 14만1300원 인상(호봉승급분 제외) △정년 연장 △성과급 산출 기준 변경 등을 요구하고 있다.
회사는 추가 제시안 마련을 위한 논의를 진행하고 있지만 임금 인상 및 성과급 산출 기준 변경에 따른 지출과 정년 연장에 대한 구성원 합의 등에 부담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마스가 프로젝트 성공을 위한 HD현대중공업과 HD현대미포의 합병도 투쟁의 불씨가 되고 있다. 노조는 강제 전환 배치 등 고용 불안이 고조되고 있다며 '고용안정협약서'를 요구하고 있다. 또 해외사업 총괄을 맡게 될 싱가포르 법인 설립으로 인해 수익 사유화가 고착될 수 있다며 대화 창구 개설을 통한 협의를 진행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임금 협상 지연 및 합병 제동 등으로 노조 파업이 장기화될 경우 마스가 프로젝트 계획도 차질이 우려된다. HD현대중공업은 마스가 프로젝트의 핵심 조선사로, 현지 조선소 인수 및 현대화 추진, 자율운항 등 첨단 조선 기술 개발을 추진할 계획이다. 하지만 노사 갈등이 심화될 경우 마스가 프로젝트 추진에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다.
또 미 해군 함정 유지·보수·정비(MRO), 신조 건조는 납기 등 신뢰가 바탕이 돼야 하지만 노조 파업으로 이 같은 신뢰가 무너질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HD현대중공업 노사 모두 추석 전 임금 협상 마무리에 대한 공감대가 있다”라면서 “다만 노조가 고용안정협약서 등을 협상 테이블로 올리고 싶어해 시간이 다소 걸릴 것”이라고 밝혔다.
조성우 기자 good_sw@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