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롯데 유통군은 인공지능(AI) 기반 유통 혁신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롯데 유통군의 각 회사들은 업무 효율성을 높이는 도구 뿐 아니라 의사결정, 대고객 서비스까지 사업 영역 전반에 걸쳐 AI를 입히는 작업을 진행 중이다.
이같은 청사진은 지난달 열린 '롯데 유통군 AI 콘퍼런스'에서 공개됐다. 롯데 유통군은 자율형 AI '에이전틱 AI'를 개발하고 이를 기업 전반에 적용한 '에이전틱 엔터프라이즈' 실현을 구상하고 있다. 쇼핑·상품기획(MD)·운영·경영지원 4대 분야에 각각 에이전틱 AI를 단계적으로 구현하고 오는 2030년 전사적 AI 운영 체계를 완성하는 것이 목표다.
이러한 일환으로 국내 AX 선두에 있는 네이버와도 손을 잡았다. 롯데쇼핑과 네이버는 △유통 특화 AI 에이전트 개발 △AI 디지털 마케팅 고도화 △커머스·결제 연계 등 협업 범위를 넓혀갈 예정이다.
예를 들어 디지털 마케팅 협력의 경우 네이버클라우드 AI 마케팅 솔루션 '엔클루' 등을 롯데 유통군의 다양한 채널에 접목하는 방식이 제안됐다. AI 기반으로 고객을 분석해 광고 타겟팅 정밀도를 높이겠다는 구상이다.
이미 사업부에서는 다양한 AI 활용이 이뤄지고 있다. 롯데백화점은 업계 최초로 생성형 사업지능(BI) 플랫폼 '스트래티지 원'을 도입했다. 직관적인 데이터 분석으로 신속한 비즈니스 인사이트를 도출하는 플랫폼이다.
롯데백화점은 내부 고객 분석 시스템과 스트래티지 원을 통합해 초개인화 전략을 펼치기 시작했다. 고객 동향 파악, 맞춤형 브랜드 발굴, 마케팅 및 콘텐츠 기획, 서비스 제안이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운영 기간 한 달간 고객 분석 업무에 소요되는 시간이 최대 70% 단축됐다.
롯데마트의 경우 대고객 서비스에 대화형 AI를 접목했다. 롯데마트 주류 전문 매장 '보틀벙커'는 'AI 소믈리에' 기능을 탑재한 애플리케이션(앱) 리뉴얼을 단행했다. AI 소믈리에는 AI 기반으로 시간·장소·상황에 맞춰 실시간으로 와인을 추천해주는 큐레이션 서비스다. 텍스트 뿐 아니라 음성입력, 라벨 이미지 인식도 지원해 국내 미수입 와인 정보까지 확인 가능하다.
김상현 롯데 유통군 총괄대표 부회장은 “에이전틱 AI 구축으로 AI가 단순한 도구가 아닌 롯데 유통군의 새로운 경쟁력을 가진 DNA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민경하 기자 maxk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