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LF가 중고 거래(리커머스) 서비스를 론칭하고 본격적으로 5조원대 중고 패션 시장에 공략에 나선다. 고물가 장기화로 실속형 소비가 주목받으면서 리커머스 시장에 대한 주목도가 높아진 까닭이다. e커머스·백화점 등 신뢰도 높은 채널이 시장 진출이 늘어나면서 리커머스 시장은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LF는 오는 15일 리세일 서비스 '엘리마켓'을 오픈하고 본격적으로 중고 시장에 뛰어들 예정이다. 해당 마켓을 통해 소비자들은 LF 브랜드 제품을 판매한 후 LF몰에서 사용할 수 있는 포인트로 보상받을 수 있고, 검수를 거친 중고 제품을 구매할 수 있게 된다.
앞서 LF는 지난해 12월 리세일 솔루션 '릴레이'를 운영하는 마들렌메모리와 LF몰 전용 리세일 플랫폼 구축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맺고 중고 시장 진출을 준비해 왔다.
LF 관계자는 “최근 합리적 소비 트렌드 확산과 함께 패션 중고 거래가 활발해지면서 개인 간 거래 중심의 시장에서 대형 유통 채널이 주도하는 '리커머스'로의 확장이 가속화되고 있다”며 “전문 업체와의 제휴를 통해 차별화된 쇼핑 경험을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중고 패션 시장에 뛰어드는 기업들도 늘어나고 있다. 패션 플랫폼 무신사는 중고 서비스 '무신사 유즈드'를 지난달 26일 론칭했다. 기존 중고 거래 서비스에서 필수적이었던 사진 촬영, 게시물 작성, 상품 세탁 및 발송 등의 과정을 무신사가 모두 대신한다는 점이 특징이다. 코오롱인더스트리FnC부문(코오롱FnC)은 지난 2022년부터 중고 거래 서비스 '오엘오 릴레이 마켓'을 론칭해 운영 중이다.
더욱이 백화점들도 중고 패션 서비스를 도입하고 있다. 롯데백화점과 현대백화점 등도 스타트업 '마들렌메모리'을 통해 백화점 고객으로부터 중고 의류를 수거하고 백화점 포인트로 돌려주는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이와 같이 중고품을 사고파는 '리커머스' 시장이 주목받는 이유는 고물가가 장기화하면서 좋은 품질의 상품을 합리적으로 구매하는 실속형 소비가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재고가 없어 구하기 어려운 상품을 웃돈을 주고 팔 수도 있어 재테크 수단으로도 활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더욱이 신뢰도 높은 기업들이 중간에서 검수 역할을 맡으면서 중고 제품에 대한 신뢰도도 높아지고 있다.
기업 입장에서는 진출 장벽이 비교적 낮고, 의류 판매 수익이 개인 고객의 포인트로 적립되면 다시 브랜드 구매 활성화로 이어지며 '락인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플랫폼 내 체류 시간도 늘릴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패션기업을 넘어 e커머스·백화점까지 진출하게 되면서 시장의 규모도 지속 성장하고 있다. 한국인터넷진흥원(KISA)에 따르면 국내 중고거래 시장 규모는 2023년 26조원에서 지난해 30조원으로, 올해 43조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에 따르면 국내 패션 중고 시장은 5조원대로 추산되고 있다.
강성전 기자 castlek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