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버, 배민 모회사 DH 최대주주로…배민 인수 협상력 높이나

인공지능(AI) 생성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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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버가 배달의민족(배민) 모회사인 딜리버리히어로(DH)의 지분을 추가 인수해 최대 주주로 올라섰다. 우버가 배민의 유력한 인수 후보로 거론되는 상황에서 향후 협상력을 높이려는 포석으로 분석된다. 업계에서는 우버가 국내 배달 플랫폼의 규제 리스크를 고려해 모회사 지분 투자를 우회적 선택지로 활용할 수 있다는 전망도 제기한다.

DH는 18일(현지시간) “우버가 DH의 추가 주식·증권을 인수해 발행 주식 19.5%와 추가 지분 5.6%를 취득할 수 있는 옵션을 보유하게 됐다”고 밝혔다.

우버는 이번 지분 인수로 기존 최대 주주였던 프로서스(Prosus)를 제치고 DH의 최대 주주가 됐다. 우버는 지난 4월 프로서스로부터 2억7000만유로(약 4700억원) 상당의 지분을 매입해 지분 7%를 확보한 바 있다. 이번 거래로 지분율을 19.5%까지 높였고, 추가로 5.6% 지분을 취득할 수 있는 옵션도 보유했다.

우버는 향후 보유 지분이 30%를 넘지 않는 범위에서 추가 지분을 취득할 가능성을 열어뒀다. DH의 18일 공시에 따르면 우버는 “향후 12개월 이내 의결권을 추가 취득하거나 주식을 처분할 수 있다”면서 “현재로서는 발행회사 의결권 30% 이상을 취득할 의도가 없다”고 밝혔다. 독일 규정상 의결권을 30% 이상 보유하면 다른 주주에 대한 공개매수 의무가 발생할 수 있어 보유 한도에 선을 그은 것으로 풀이된다.

우버가 배민의 운영사인 우아한형제들의 유력한 인수 후보로 거론되는 가운데 다양한 인수 방식을 검토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국내에서는 우버가 네이버와 컨소시엄을 맺고 배민 지분 인수의향서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네이버는 19일 해명공시에서 “사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다양한 방안을 검토 중이나, 현재 구체적으로 결정된 바는 없다”고 밝혔지만 부인은 하지 않고 있다.

우버와 네이버가 컨소시엄을 구성해 배민 인수를 추진할 경우 공정거래위원회 기업결합 신고·심사와 외국인 투자신고 등을 거쳐야 한다. 특히 국내 검색·지도·커머스 시장에서 영향력이 큰 네이버가 컨소시엄에 참여하는 구조라면 공정위가 관련 시장의 경쟁 제한성을 폭넓게 들여다볼 수 있다는 해석이다.

주진열 부산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우버나 네이버가 국내에서 직접 배달 사업을 하지는 않기 때문에 혼합결합으로 볼 수 있고, 혼합결합은 일반적으로 경쟁 제한성이 크다는 평가가 나오기 어렵다”면서도 “정부가 경쟁 제한성이 있다고 판단하면 인수가 무산될 위험은 있다”고 말했다.

DH 지분을 확보하면 배민 지분이나 경영권을 직접 인수하는 것과 별개로 모회사 지분을 통해 간접 영향력을 확보할 수 있다. 이 경우 국내 배달 플랫폼 직접 인수에 따른 규제 부담을 줄이면서 배민에 대한 영향력을 확보할 수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한국은 배달 산업이나 외국계 기업에 대한 규제 리스크가 있어 우버도 영향을 받을 수 있다”면서 “우버가 직접 국내에서 배달 서비스 하기보다 배민 투자사로서 영향력을 행사하는 방식을 택할 수 있다”고 밝혔다.

변상근 기자 sgby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