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판·강판 가격 인상 난항…철강업계, 수익성 방어 비상

현대제철 당진제철소에서 생산되는 후판. 현대제철
현대제철 당진제철소에서 생산되는 후판. 현대제철

철강업계 수익성 방어에 비상이 걸렸다. 업계는 조선용 후판과 자동차용 강판 가격 인상을 시도하고 있지만, 조선·완성차 업계가 원가 및 관세 부담 등의 이유로 가격 인상을 꺼리고 있기 때문이다.

2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최근 철강사와 조선사 간 후판 가격 협상이 진행 중이지만, 난항이 계속되고 있다.

후판은 두께 6㎜ 이상의 철판으로, 주로 선박을 건조할 때 사용된다. 후판 가격 협상은 통상 상·하반기, 두번 이뤄졌지만 올해부터 분기별로 진행된다. 지난 1·2분기 협상 가격은 톤(t)당 80만원 중반 수준으로, 지난해 하반기 70만원대 후반보다 올랐다.

철강업계는 후판이 전체 매출의 15%가량을 차지하는 만큼 가격 정상화를 통한 수익성 회복이 절실하다. 중국산 후판에 최대 34.10%의 덤핑관세가 부과됐고 일부 중국 수출자가 5년간 수출가격 인상을 약속하면서 국내 후판 가격이 상승하고 있다. 또 반덤핑 판정 이후 중국산 후판 수입량도 줄어들고 있는 양상이다.

하지만 조선업계는 인상에 반대하고 있다. 선박 건조 원가에서 후판이 차지하는 비중이 20%에 달하는 만큼 가격이 인상되면 수익성 악화로 이어진다는 것이다. 또 일각에서는 중국산 후판 수입량이 급감한 상황에서 급격하게 가격을 인상하려 한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자동차용 강판 가격 협상 상황도 비슷하다. 원재료 가격을 연동하는 포뮬러 방식이 적용된 자동차용 강판 가격 협상은 1년에 두 번 진행된다. 자동차용 강판은 차종과 사양에 따라 t당 100만원대 초반에서 후반까지 가격이 책정된다. 올 상반기의 경우 정확한 가격은 알려지지 않았지만 전 분기와 비교해 소폭 하락했다.

자동차용 강판을 비롯한 냉연강판은 대표적인 고부가제품으로 매출의 30% 이상을 차지한다. 이에 주요 철강사는 해당 제품 판매 확대 및 가격 정상화가 절실한 상황이다.

다만 완성차 업계의 부담도 크다. 미국이 한국 자동차에 25% 관세를 부과하면서 원가 절감이 절실해졌다. 협상을 통해 관세가 15% 낮춰진다고 해도 이전에 존재하지 않았던 관세가 새롭게 등장한 것이기 때문에 원가 절감 기조는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철강사가 어려움을 겪고 있는 만큼 후판, 강판 등 주력 제품의 가격 정상화를 통해 수익성을 방어해야 하는 상황”이라면서도 “다만 조선, 완성차 업계 역시 직면한 상황이 녹록지 않아 가격 인상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조성우 기자 good_sw@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