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석 총리 “비자 문제 해결 없인 美 투자 프로젝트 불확실”

김민석 국무총리가 24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국정현안관계장관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민석 국무총리가 24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국정현안관계장관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민석 국무총리가 비자 문제가 해결될 때까지 한국 기업들의 미국 내 대규모 투자 사업이 불확실성에 놓일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김 총리는 24일 서울에서 진행된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미국 조지아주 공장) 사업이 전면 중단되거나 공식적으로 보류된 것은 아니지만, 다수의 근로자들이 미국에 입국하거나 재입국하기 매우 어려운 상황”이라고 밝혔다.

또한 “비자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한 (한국 기업들의 미국 내 대규모 투자 사업이) 의미 있는 진전은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강조했다.

김 총리가 언급한 '의미 있는 진전'은 조지아주에서 건설 중인 현대차와 LG 에너지솔루션의 배터리 공장 같은 한국 기업의 대미 직접 투자에 대한 해석으로 풀이된다.

김 총리는 “근로자들과 가족들은 안전에 대한 확실한 보장이 없는 상황에서 미국행을 주저할 수밖에 없다”며 “이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한 다시 미국에 들어가길 꺼리는 것은 당연하다”고 말했다.

그는 또 한미 통화 스와프 협정 필요성을 강조했다. 김 총리는 “미국과 투자를 약속한 3500억 달러가 한국 외화보유액의 70% 이상에 해당한다”면서 “미국과의 통화스와프 협정이 없으면 한국 경제는 심각한 충격을 받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앞서 이재명 대통령 역시 최근 로이터와의 인터뷰에서 “안전장치 없이 한국이 미국의 모든 요구를 수용하려 한다면 한국 경제가 1997년 외환위기 못지 않은 위기에 빠질 수 있다”며 통화 스와프 협정 필요성을 제기한 바 있다.

김 총리는 한국에 상당한 재정 부담을 지우는 합의라면 국회 비준이 필요할 수도 있다며 협상이 내년으로 넘어가지 않기를 바란다는 의사도 내비쳤다.

미국이 5500억 달러 규모 투자를 약속한 일본에 요구한 조건과 비슷한 조건을 한국에 요구하는 점도 거론하며 “국가 이익과 수용 가능성, 국민의 이해 수준을 넘어서는 사안은 받아들이기 힘들다”고 강조했다.

한편, 국무총리실은 투자 협상 이슈에 대해 “비자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한국 근로자들과 그 가족들이 미국 입국을 굉장히 꺼리는 상황임을 설명한 것일 뿐 투자를 유보한다는 의미의 발언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의미 있는 진전'이란 표현을 두고는 “현재 조지아주에서 진행 중인 투자와 관련된 것이고, 한미간 논의되고 있는 3500억달러 투자와는 무관한 내용”이라고 부연했다.

이준희 기자 jhle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