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재명 대통령이 글로벌 투자 업계를 만나 한국 주식시장의 저평가 요인을 빠르게 해소해 나가겠다고 약속했다. 직접 한국 투자 유치전에 뛰어든 것으로 이른바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해소하기 위한 구체 구상을 밝혔다.
이 대통령은 25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월스트리트(Wall Street)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진행된 국가 IR(투자설명회) 행사인 '대한민국 투자 써밋'에서 “대대적으로 체질을 개선하는 대한민국 시장에 관심을 가져달라”고 당부했다.
이날 행사는 이 대통령이 '한국 세일즈'를 위한 규제, 제도 개선 방안을 밝히는 자리로 린 마틴 뉴욕증권거래소 회장, 제인 프레이저 씨티그룹 CEO(최고경영자), 엠마누엘 로만 핌코 CEO, 제니퍼 존슨 프랭클린 템플턴 CEO, 메리 에르도스 JP모건 자산운용 CEO, 존 그레이 블랙스톤 COO(최고운영책임자), 마크로완 아폴로 CEO, 조셉 배 KKR Co-CEO(공동최고경영자), 마이클 아루게티 아레스 CEO, 마크 나흐만 골드만삭스 자산운용 투자은행 공동 사장, 마르코 발라 UBS 투자은행 부문 공동 총괄사장, 조나단 토마스 아메리칸센추리 회장, 마크 베네데티 아디안 대표, 올란도 브라보 토마브라보 창립자, 메흐디 마흐무드 퍼스트이글 CEO, 제프리 하인스 하인스 회장, 제프리 펄만 워버그 핀커스 CEO, 롭 스파이어 티시먼스파이어 CEO, 로날드 바론 바론캐피탈 회장 등 글로벌 투자업계 대표가 대거 참석했다.
이 대통령은 이들 앞에서 “한국 주식시장이 연일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으나 몇 가지 원인 탓에 저평가되고 있다”며 “새 정부는 (이를 해결하려는) 몇 가지 조치를 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해 이 대통령은 시장의 불공정성, 한반도의 지정학적 리스크, 기업 경영 지배구조 불투명성, 외국인 투자 제약 요소를 '코리아 디스카운트'의 근본 원인으로 지목하고 대대적인 개혁을 예고했다.
이 대통령은 불공정 행위 근절과 관련해 “주가조작과 불투명·불공정 거래를 아예 꿈도 꾸지 못하게 만들겠다”면서 “부당이득을 노리면 철저히 책임을 묻는 시장을 만들겠다. 이미 엄정한 법 집행을 시작했다”고 소개했다.

이어 “두 번에 걸쳐 상법 개정을 했는데 불합리한 의사결정 구조를 합리적 의사결정 구조로 바꿀 생각”이라며 “3차 상법 개정을 하는 중인데 저항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해야 할 일이기 때문에 시행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세금 개혁을 통해 더 많은 배당이 이뤄지게 하고 자사주를 취득해 경영권 방어에 이기적으로 남용하지 못하게 하는 제도 개선을 하고 있다”며 “이 외에도 합리적 의사결정이 이뤄지게 하는데 필요한 제도를 예외 없이 도입할 생각”이라고 강조했다.
지정학적 리스크 해소를 위한 행보에도 속도를 내겠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한국의 지정학적 리스크, 남북 대치 때문에 오는 불안정성도 개선돼야 할 것“이라며 ”대한민국은 주한미군 전력을 빼고도 자체 군사력 수준이 세계 5위다. 국방비 지출 (증액)에 대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요청도 있지만 그것과 관계없이 자체 국방비 강화를 위해 (지출을) 대폭 늘릴 생각“이라고 했다.
이 대통령은 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나눈 대화를 언급하며 “북한이 믿을만한 협상 상대는 트럼프 대통령이 유일하다”며 “유일한 분단국가에 평화를 만들어내는 게 진짜 세계사적으로 평화 구축의 성과”라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열심히 조정·지원하겠다는 말씀을 드렸던 것”이라고 했다.
산업·경제정책의 개편 방안도 소개했다. 첨단기술 분야, 우주방산, 바이오 등 산업을 개편하고 확장재정 정책을 통해 대규모 투자에 나설 것임을 강조했다. 이를 통해 산업의 예측 가능성과 안정성을 높이겠다는 구상을 전했다.
외국인 투자 환경 개선을 두고는 “외국환 거래 시장은 시간제한이 돼 있는데 이를 없애는 방향으로 하고 있다”며 “역외 원화 거래 시장 문제도 이른 시일 안에 해결할 생각”이라고 했다.

뉴욕증권거래소는 1792년에 설립돼 올해로 설립 233주년을 맞는 월가를 상징하는 대표적인 증권거래소다. 시가총액은 30조달러(4경2200조원)로 거래대금 규모 기준 세계 1위다.
이 대통령은 한국 대통령으로는 2008년 이명박 전 대통령 이후 17년 만에 뉴욕거래소를 방문했다. 앞서 1998년 김대중 전 대통령, 2003년 노무현 전 대통령도 이곳을 방문한 바 있다.
특히 NYSE에서 투자설명회를 연 것은 이재명 대통령이 한국 대통령으로서는 최초다. 이 대통령은 이날 매매 시작을 알리는 '타종 행사'에도 참석했다. 앞서 지난 2017년 문재인 대통령이 글로벌 투자자를 대상으로 하는 한국경제설명회에 참석한 바 있다.
최호 기자 snoop@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