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부가 지난 2023년부터 추진한 편의점 냉장고 문달기 사업에 참여한 점포가 2년여간 전체 0.002%에 불과한 130여개에 그쳤다. 실효성과 설치 비용 문제로 참여 점포가 늘지 않았다. 정부 지원도 지속 감소하고 있어 편의점 점주를 끌어들일 유인책도 마땅치 않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편의점 3사(CU·GS25·세븐일레븐) 내 편의점 냉장고 문달기 사업에 참여한 점포는 총 130여개다. CU는 81개, GS25는 21개, 세븐일레븐은 30개가 밀폐형 냉장고를 설치해 운영하고 있다. CU와 GS25는 지난 2023년부터 해당 사업에 참여했고 세븐일레븐은 지난해부터 참여했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편의점 3사 전체 점포 수는 지난 4만7981개다. 전체 편의점 가운데 밀폐형 냉장고 도입률은 0.002%로 사실상 해당 사업은 유명무실한 상황이다.
지난 2023년 한전과 산업통상자원부는 식품매장(대형마트·기업형슈퍼마켓(SSM)·편의점 등) 내 냉장고 문달기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개방형 냉장고에 문을 설치한 점포의 경우 전기요금은 10~15% 절감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설치 비용은 한국전력, 편의점 본부, 가맹점이 부담하고 있다.
사업이 미미한 것은 실효성과 비용 문제가 크기 때문이란 지적이 나오고 있다. 기존 개방형 냉장고를 도어형으로 개조·교체하거나 도어형 냉장고(밀폐형 냉장고)를 신규 살 때 들어가는 비용이 약 100만원 이상으로 전기요금 절감치보다 크기 때문이다. 한전은 현재 소상공인에게는 냉장고 문이 차지하는 ㎡ 당 34만9000원을 지원하고 있다.
편의점산업협회 관계자는 “편의점 점주들의 비용을 들여 설치하는데 전기료 비용을 상쇄할 만큼의 효과가 나타나지 않아 설치에 소극적”이라며 “소형 점포의 경우 냉장고에 문을 달면 고객 동선의 제한이 생기는 만큼 반대하는 목소리도 크다”고 말했다.
더욱이 지난해 정부는 지원율이 미미해 예산을 삭감하기도 했다. 지난해 산업부는 냉장고 문달기 지원사업 예산은 150억원에서 110억원으로 26.6%(40억원) 줄였다. 올해는 한전이 60억원의 지원 예산을 책정해 지원하고 있다.
편의점 가맹점주를 끌어들일 확실한 유인책이 없는 만큼 편의점 냉장고 문달기 사업 추진 동력은 줄어들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가장 많은 점포에 밀폐형 냉장고를 설치한 CU는 지난해와 올해 신규 도입은 없는 상황이다.
편의점 업계 관계자는 “정부 지원이 줄어들고 있는 상황에서 적극 참여하려고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강성전 기자 castlek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