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재명 정부 첫 국정감사 이틀째인 14일, 구글·넷플릭스 등 글로벌 플랫폼 기업의 법인세 회피 문제와 함께 법인세 최고세율 환원 이슈가 도마에 올랐다.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최수진 국민의힘 의원은 “구글코리아의 2024년 공식 매출은 약 3869억원이지만 실제 매출은 약 11조3000억원으로 추정된다”며 “지난해 납부했어야 할 법인세는 약 6762억원으로 추정되나 실제 납부한 금액은 172억원”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국내 수익 대부분을 차지하는 구글플레이 수수료와 유튜브 광고 수익은 싱가포르의 구글아시아태평양 법인의 매출로 귀속되고 있다”고 밝혔다.
최 의원은 또 “넷플릭스코리아 역시 국내 구독료로 발생한 매출 중 약 85%에 해당하는 7674억원을 매출원가로 처리 후 이 중 7324억원을 네덜란드 본사로 송금했다”며 “지난해 넷플릭스코리아의 납부 법인세는 약 39억원이지만 네덜란드 본사에 원가 비용으로 보낸 금액을 한국 내 이익으로 간주했다면 약 1800억원 내외 추산이 가능하다”고 비판했다.
애플코리아를 향해서도 국내에서 아이폰·아이패드 등 하드웨어 판매 수익만 반영하고, 앱스토어 인앱결제 수수료는 아일랜드 법인으로 이관하는 부분을 꼬집었다. 최 의원에 따르면 애플코리아의 지난해 납부 법인세는 약 825억원이지만, 실제 법인세는 1조2000억원 이상으로 추산된다. 이와 관련 국세청·금융위원회와 함께 '디지털서비스세금법' 제정을 포함한 제도 개선을 주문했다.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는 관계 부처와 협력해 대응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반상권 방미통위 위원장 직무대리는 “법인세 부분은 재정 당국에서 제도 개선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며 “위원회 차원에서도 할 수 있는 역할을 다하겠다”고 답했다.
기획재정위원회 국정감사에서는 세게개편에 따른 법인세 모든 과표구간 세율 1%포인트(P) 상향 조정에 대한 논의가 이어졌다. 전 정부가 기업 투자 확대를 위해 법인세 최고세율을 1%P 내렸던 것을 다시 환원하는 것에 대한 우려가 제기됐다.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법인세를 인하하면 기업이 투자를 늘린다는 건 고전적인 시각”이라고 반박하며 세제개편을 “법인세를 정상화”라고 표현했다. 그는 “기업에만 맡겨둘 경우 (투자를) 주저하는 분야가 있지 않을까 하는 측면이 있다”며 “정부는 세율을 정상화하는 대신 기업에 대한 투자를 늘려 나가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구 부총리는 재정준칙에 대해서도 “지금과 같은 변혁기에 1년 단위의 재정준칙 논의는 재정의 신축성을 잃을 수 있다”며 우려를 표명했다. 그는 “국가의 대격변기에 투자 부문에 활용하지 못하는 측면이 있을 수 있다”며 “어느 범위 내에서 재정준칙을 운영할 것인지 연구가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권혜미 기자 hyeming@etnews.com, 최다현 기자 da2109@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