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대차·기아가 수소 승용차와 목적기반차량(PBV)을 앞세워 '수입차의 무덤'으로 불리는 일본에서 승부수를 띄운다. 자국 브랜드 점유율이 90% 이상인 일본에서 앞선 전동화 기술력과 차별화된 신차를 기반으로 영향력을 확대하겠다는 전략이다.
현대차·기아는 29일 도쿄 빅사이트에서 개막한 '재팬모빌리티쇼 2025'에 참가해 신형 '넥쏘'와 'PV5'를 공개하고, 내년부터 판매를 개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세계 5대 모터쇼 중 하나인 재팬모빌리티쇼(옛 도쿄모터쇼) 참가는 현대차가 12년 만, 기아가 20년 만이다.
현대차는 수소차와 전기차를 앞세워 전동화 브랜드로서 입지를 강화한다. 이날 일본에 처음 공개한 신형 넥쏘는 현대차의 수소 비전을 알리는 전용 모델로, 내년 상반기 현지에 출시한다.
올해 상반기 글로벌 수소차 시장 점유율은 현대차가 30.5%로, 완성차 브랜드 기준 1위를 달리고 있다. 일본 완성차 중 수소차를 판매하는 토요타(17.0%), 혼다(2.7%)를 압도하는 수치다. 일본 정부는 2050년 탄소중립을 선언하며 전기차와 수소차 전환을 적극 독려하고 있다.
현대차 일본 사업을 총괄하는 정유석 부사장은 “현대차는 글로벌 톱 3 브랜드로서 완성도 높은 품질과 고객 중심의 제품군을 일본에 선보이고 있다“며 ”내년 상반기 신형 넥쏘를 출시해 전동화 흐름에 적극 동참하겠다“고 말했다.
아울러 현대차는 일본에서 흥행하고 있는 경형 전기차 인스터와 인스터 기반 콘셉트카 인스터로이드, 전기차 아이오닉 5 등을 소개하며 친환경 전동화 브랜드를 구축하고 있음을 알렸다.

기아는 PV5를 공개하고 내년 일본 전기 밴(VAN) 시장 진출을 선언했다. PBV 모델을 앞세운 전략은 기존 일본에 진출한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과 차별화된 입지를 구축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김상대 기아 PBV비즈니스사업부장 부사장은 “2030년까지 신차 판매 비중의 30%를 전기차로 전환하겠다는 일본의 정책에 따라 전기 상용차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기아가 PBV를 통해 일본 시장 진출을 결정한 배경”이라고 말했다.
앞서 기아는 일본 내 PBV 시장 진입을 위해 지난 해 일본의 유력 종합상사 소지츠(Sojitz)와 현지 판매 계약을 체결했다. 소지츠는 자동차 판매는 물론 에너지, 금속, 화학, 식품 등 다양한 산업 군에서 기업간거래(B2B) 유통망을 보유하고 있는 기업이다.
기아와 소지츠는 신규 법인 '기아 PBV 재팬'을 설립하고 현지 유통망을 활용해 '판매-서비스-운영' 전반의 서비스를 제공한다. 내년 딜러 8개와 서비스센터 100개 구축을 시작으로 일본 전역에 판매 및 서비스 네트워크를 확대한다.
김 부사장은 “현지 파트너십을 활용한 PBV 사업 조기 안정화를 이뤄내겠다”며 “중장기적으로 일본 사회가 직면한 환경 문제를 해결하고 함께 성장하는 동반자이자 신뢰받는 파트너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도쿄(일본)=
정치연 기자 chiye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