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국 BYD가 '경차 천국'으로 불리는 일본 시장을 겨냥한 첫 경형 전기차를 공개했다. 내년 여름부터 판매를 개시해 수입차 진입 장벽이 높았던 경차 시장을 정면 돌파하겠다는 전략이다.
BYD 일본법인은 재팬모빌리티쇼 2025에서 일본 전용 전기차 '라코(Racco)'를 발표했다. BYD가 개발한 최초의 경형 전기차로, '일본 경차(Kei Car)' 기준을 충족한다.
일본은 세계에서 경차가 가장 많이 팔리는 국가다. 경차는 세금과 보험료 등 유지비가 낮고, 주차 공간 제약이 적어 일본 운전자에게 가장 인기 있는 차급으로 스즈키와 닛산, 다이하츠, 혼다 등 일본 전통 완성차들이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다. 지난해 일본 내수 시장에서 경차는 155만대가 팔려 전체 신차 판매의 40%가량을 점유했다.
라코는 일본 경차 기준에 맞추기 위해 차체 크기를 전장 3400㎜, 전폭 1480㎜, 전고 2000㎜ 미만으로 설계했다. 짧은 보닛과 수직형 윈드실드, 슬라이딩 도어, 평평한 측면 등 전형적인 일본 박스형 경차의 디자인을 채택한 점이 눈에 띈다.
BYD는 경차의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라코에 20~40㎾h 수준의 리튬인산철(LFP) 배터리를 탑재한다. 완전 충전 시 주행거리는 최대 180㎞가 예상된다. 최대 100kW 고속 충전을 지원하며 차체 바닥에 배터리를 장착, 내연기관 경차보다 무게 중심을 낮춰 주행 성능도 개선했다.
라코 실내는 동급에서 흔히 볼 수 없는 대형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을 갖춘 디지털 콕핏을 제공한다. 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ADAS)과 에어컨 히트 펌프를 적용하는 등 최신 장비도 겸비했다. 가격은 250만엔(약 2350만원) 전후가 될 것으로 알려졌다.
2023년에 이어 두 번째로 재팬모빌리티쇼에 참가한 BYD는 승용차 8대와 상용차 5대 등 총 13대의 전기차를 소개했다. 고성능 전기차 양왕 U9 퍼포먼스를 비롯해 차세대 전기차·배터리 기술을 체험할 수 있도록 전시 부스를 구성했다.
BYD 일본법인 관계자는 “일본 전기차 수요 확대에 적극 대응하기 위해 현지 전략형 모델을 지속적으로 개발, 시장 공략 속도를 높여 나가겠다”고 말했다.
도쿄(일본)=
정치연 기자 chiye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