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출산·지역소멸이 국가 과제로 부상한 가운데 인공지능(AI) 등을 활용해 난임 치료법 개발, 지역의료 인프라 개선에 나서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첨단기술을 활용해 상대적으로 소외된 여성 질환 연구를 강화하고, 지역 의료기관 디지털혁신까지 추진해 의료 불평등을 해소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30일 국회의원회관 제2세미나실에서 열린 '의료취약지역 건강불평등 해소와 펨테크 의료혁신 토론회'에선 지역별 의료격차 해소, 기술 기반 난임 치료법 개발 필요성 논의가 이뤄졌다.

이번 행사는 국회 K헬스케어·웰다잉포럼이 주최하고 범부처헬스케어협회가 주관한 가운데 병원, 기업, 정부기관 관계자가 참석해 다양한 아이디어를 공유했다.
이날 토론회에선 국가 최대 과제로 부상한 저출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AI를 활용한 난임 플랫폼 개발이 시급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이준영 차헬스케어 전무는 “현재 난임 치료는 연구원의 경험과 지식에 의존해 진단 정확도와 임신 성공률이 낮은 것이 한계”라며 “AI를 적용할 경우 건강한 배아를 찾는 것부터 실시간 배아성장 모니터링, 이식 시점 제시 등을 최적화해 맞춤형 치료법 제안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실제 글로벌 난임 치료시장에서 AI는 기대주로 부상하고 있다. 배아 선택, 정자 및 난자 평가, 자극 프로토콜 최적화, 배아 등급화 등을 정교하게 구현할 수 있기 때문이다. 2022년 난임 치료 과정에 AI 활용률은 24.8%에 그쳤지만 올해 53.2%까지 늘었다.
이를 위해선 상대적으로 열악한 난임, 불임, 여성 질환에 대한 연구 활성화와 함께 AI 난임 플랫폼 등 기술개발에 정부 투자가 확대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은경 차병원 난임트레이닝센터 실장은 “현재 세계적으로 난임, 불임 치료를 위한 AI 기술이 폭발적으로 개발되고 있지만 이를 국내로 들여와 쓰기에는 비용과 제도 등 난관이 많다”면서 “정부가 우리 자체 기술로 AI 개발을 지원해 임상현장에 쓰이도록 한다면 의료비 절감과 함께 산업적으로도 주도권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역소멸 시대에 지역의료 활성화를 위한 해법도 논의됐다. 단순히 의사 수를 늘리는 것은 의정사태에서 보듯 사회적 갈등을 부추기고, 이들이 지역으로 유입된다는 보장이 없어 불확실성이 크다는 진단이다. 대신 비대면 진료를 강화해 의료 접근성을 완화하고, 비대면 처방 및 수령까지 허용해 의료 완결성을 보장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다.
정형석 법부법인 다우 변호사는 “의료인력 조달을 고려할 때 단순히 공급을 늘리는 것을 넘어 양성된 인력이 적재적소로 유입될지 살펴봐야 한다”면서 “현재 지역 의료인력 유인책이 크지 않은 상황에서 원격의료 등으로 접근성을 높이고 지역의 정주여건을 높이는 인프라를 구축하는 정책이 병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정희경 대구테크노파크 수석연구원은 “의료 완결성을 고려하면 진료와 처방, 의약품 수령 후 복용까지 이어져야 하지만 현재 비대면 의료는 진료와 처방 이후 수령 연결고리가 끊어져 있다”며 “반쪽짜리 비대면 의료 서비스의 완결성을 높일 수 있는 방안을 정부가 검토해야 한다”고 전했다.
정용철 기자 jungyc@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