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니 고교 폭발물 사건, 韓 '배그' 탓하더니... 극단주의 추종자였다

7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의 한 고등학교에서 발생한 폭발 사건으로 학교 입구에 폭탄 전문 인력이 투입된 모습. 사진=AFP 연합뉴스
7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의 한 고등학교에서 발생한 폭발 사건으로 학교 입구에 폭탄 전문 인력이 투입된 모습. 사진=AFP 연합뉴스

인도네시아 수도 자카르타의 한 고등학교에서 폭발물을 터뜨려 96명을 다치게 한 10대 테러 용의자가 평소 극단주의 세력을 추종한 정황이 확인됐다.

12일 AP 통신 등에 따르면 인도네시아 당국은 지난 7일 자카르타 북부 주립 72고등학교 내 모스크(이슬람 사원)에서 폭발물 테러를 저지른 학생 A군(17)이 평소 백인 우월주의와 네오나치의 테러를 추종해 범죄를 저지른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당국은 이날 모스크 안팎에서 사제 폭발물 7개를 발견했으며 일부는 콜라 캔에 담겨있었다고 전했다. 원격 조종으로 폭발하는 폭탄이 있었으며, 일부는 퓨즈로 작동했다. 이 중 3개는 폭발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7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의 한 고등학교에서 발생한 폭발 사건 현장. 사진=AFP 연합뉴스
7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의 한 고등학교에서 발생한 폭발 사건 현장. 사진=AFP 연합뉴스

현장에서는 기관단총 형태의 장난감도 발견됐다. 여기에는 백인 우월주의 슬로건과 캐나다와 이탈리아에서 대량 공격을 저지른 혐의를 받는 네오나치, 뉴질랜드 모스크 테러범, 콜럼바인 고등학교 총격범 등 전 세계 극단주의자들의 이름이 적혀 있었다.

경찰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이 소년은 외로움을 느꼈지만, 가족, 지역사회, 학교 등 어디에도 불만을 토로할 곳이 없었다”며 정서적으로 고립된 상태에서 폭력적인 성향을 키워온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이번 범죄는 A군의 단독 범행으로 추정된다. 온라인에서 극단주의자들이 범행에 사용한 무기를 찾아 모방해 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7일 사건의 피해자는 96명에 달한다. 이 중 13명이 중상을 입었다. 또한 피해자 중 절반 이상이 청력 손실을 겪고 있다.

인도네시아 테러 혐의는 요건이 까다롭기 때문에 A군은 '테러'로 기소되지 않는다. 다만 고의적 중대 폭행 혐의를 적용해 최대 12년의 징역형에 처해질 수 있다.

앞서 인도네시아 당국은 이번 사건과 관련해 한국 게임인 'PUBG: 배틀그라운드'의 규제를 검토한다고 밝혔다. 인도네시아에서는 모바일 버전이 유통돼 인기를 끌고 있다.

당시 프라세티요 하디 인도네시아 국가비서실 장관(국무장관)은 “이 게임에는 다양한 종류의 무기가 등장하고 (이를) 배우기도 쉽다. 폭력을 정상적인 것으로 인식하게 만든다”면서 규제를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정확한 규제 방식은 언급하지 않았다.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