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일 경기 용인특례시장은 용인을 '대한민국 반도체 산업의 심장'이자 수도권 남부 핵심 거점으로 도약시키기 위한 청사진을 제시했다.
이상일 시장은 용인에서 동시에 추진 중인 3대 반도체 프로젝트의 투자 규모와 의미, 이를 뒷받침할 반도체고속도로·지하고속도로·광역철도망 구축 계획, 환경부가 두 차례 인정한 환경교육도시 전략을 차례로 설명하며, 반도체·교통·환경·문화를 아우르는 중장기 도시 비전을 제시했다.
민선8기 반환점을 지난 시점에서 그동안의 성과와 향후 과제를 점검한 이상일 시장은 “산업·교통 인프라와 환경·문화 정책이 선순환하는 구조를 만들어 용인을 진정한 '살기 좋은 도시'로 완성하겠다”고 말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용인에서는 세 갈래의 초대형 반도체 프로젝트가 동시에 추진되고 있다.
첫째는 이동·남사읍 일원 776만㎡(235만평) 부지에 조성하는 첨단시스템반도체 국가산업단지다. 삼성전자가 360조원을 투자하는 사업으로, 2023년 3월 산단 계획을 발표한 뒤 예비타당성 조사 면제 등을 통해 통상 4년6개월 걸리던 산단계획 승인을 1년9개월 만인 지난해 12월에 받았다. 현재 계획대로 진행되고 있다.
둘째는 43년 전 우리나라 반도체 역사가 시작된 삼성전자 기흥캠퍼스다. 이곳에 20조원을 추가 투자해 차세대 반도체 기술을 연구하는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셋째는 원삼면 416만㎡(126만평) 부지에 조성하는 용인 반도체클러스터 일반산업단지다. SK하이닉스가 122조원을 투자하는 사업으로, 이미 반도체 팹 공사에 들어갔다. 최근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용인에 600조원 규모 투자가 이어질 것이라고 밝혀, 중장기 투자 전망도 밝다.
무엇보다 양질의 일자리가 크게 늘어난다. 팹 건설과 가동 과정에서 건설·장비·소재·물류 등 연관 산업이 활발해지고, 국내외 우수 반도체 기업이 연쇄적으로 입지하게 된다.
세 프로젝트가 함께 완성되면 단일 도시 기준으로 세계 최대 수준의 반도체 클러스터가 용인에 형성된다. 용인 도시 경쟁력은 물론, 경기도와 대한민국의 미래 성장 동력이 한 단계 올라가는 계기가 될 것이다. 반도체 팹 건설만도 2050년까지 이어지는 장기 프로젝트라, 그 기간 동안 지역경제에 상당한 파급효과가 예상된다.

반도체 입지와 함께 도로망을 미리 깔아두는 게 중요하다. 제가 공약했던 이른바 '반도체고속도로'가 핵심 축이다. 첨단시스템반도체 국가산단과 용인 반도체클러스터 일반산단 남쪽을 동서로 잇는 도로로, 최근 민자적격성 조사를 통과했다.
이 도로는 화성 양감에서 시작해 경부고속도로, 국도 45호선, 세종포천고속도로, 중부고속도로와 순차적으로 만나는 구조다. 용인 동서 교통에 도움을 줄 노선으로, 전략환경영향평가를 통과하면 본격적인 사업에 착수할 수 있다.
국가산단 북쪽 이동읍에는 228만㎡(69만평) 규모에 3만8000명이 거주할 반도체 특화 신도시가 조성된다. 이 신도시를 관통하는 국도 45호선은 4차로에서 8차로로 확장되며, 예비타당성 조사를 면제해 사업 기간을 3년 이상 단축했다.
올해 1월 세종포천고속도로 북용인IC가 개통됐고, 연말에는 반도체클러스터 인근 남용인IC도 개통한다. 양지면 일대에 들어설 동용인IC는 국토교통부 승인을 받아 2028년 착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용인충주고속도로 역시 민자적격성 조사를 통과해 광역 도로망이 함께 확충된다.
삼성전자 기흥캠퍼스 인근 경부고속도로 기흥IC에서 서울 양재IC까지 26.1㎞ 구간에 지하고속도로가 조성된다. 이 사업은 지난해 8월 정부 예비타당성 조사를 통과했다.
경부고속도로 아래로 또 하나의 도로를 놓는 구조라, 상습 정체 구간 해소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 국도 45호선 8차로 확장은 2031년 마무리를 목표로 하고 있고, 반도체고속도로도 6~7년 안 개통을 예상하고 있다. 반도체 투자와 연동된 도로·고속도로망이 단계적으로 완성되면, 산업 물류와 시민 통행 모두에서 체감도가 높을 것이다.
반도체·교통 전략에서 철도는 또 하나의 축이다. 최근 대통령 주관 국정 설명회에서 용인 철도망 확충을 중앙정부에 공식 건의했다.
우선 서울 잠실에서 청주공항까지 용인 반도체클러스터 일반산단을 관통해 가는 중부권광역급행철도(JTX) 사업의 조기 착공을 요청했다. 서울 종합운동장에서 수서, 판교, 용인 신봉동·성복동을 거쳐 화성 봉담까지 잇는 50.7㎞ '경기남부광역철도' 신설도 함께 제안했다.
내부 연계 노선도 중요하다. 수지와 기흥을 잇는 동백신봉선은 국토부 승인이 필요한 만큼 그 필요성을 여러 차례 설명했다. 기흥역에서 수원 광교를 잇는 노선, 동탄에서 용인 이동·남사읍·원삼면을 거쳐 이천 부발까지 연결하는 이른바 반도체선과 평택부발선의 접속 방안도 자료로 제시했다. 이 노선들이 순차적으로 추진되면 용인은 도로와 철도를 아우르는 입체적인 교통 거점 도시로 도약할 것이다.

용인은 산업과 환경을 함께 가는 도시를 지향한다. 환경부가 지정하는 '환경교육도시'에 제도 시행 첫해인 2022년 하반기 이미 선정됐고, 올해 다시 환경교육도시로 재지정됐다. 환경교육도시로 두 번 선정된 지자체는 용인, 인천, 서울 도봉구 등이다.
지정 과정에서 시장 본인의 환경 인식과 정책 의지를 검증하는 40여 분 면담을 두 차례 거쳤다.
용인은 전국에서 처음이자 유일하게 시 예산으로 '생태학교'를 지정하고 환경교육지도사를 파견해 학생을 교육·실천까지 이어지게 하고 있다.
환경부·삼성물산 리조트부문과 '일회용컵 감량 자발적 협약'을 맺어 에버랜드에서 다회용컵 사용을 확산하고, 시청 청사에서도 일회용컵 대신 다회용컵을 사용하도록 했다. 시청 구내식당에는 '오늘부터 잔반제로' 프로그램으로 음식물 쓰레기 줄이기에 나서고 있습니다.
'2025 한국에너지대상'에서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 표창을 받았고, 전자제품 폐배터리 무료 수거 시범사업, 용인종합환경교육센터 건립도 추진 중이다. 반도체·교통과 함께 환경·에너지·교육을 도시 전략의 한 축으로 두고 있다.
이상일 시장은 “세계적인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과 교통망 확충, 환경·문화 도시 전략을 흔들림 없이 추진해 '살기 좋고 일하기 좋은 용인'을 만드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용인=김동성 기자 esta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