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듀플러스][2026학년도 정시 리포트]'모집군 변수'가 성패를 가른다…상위대·의대 정시 판도 대변화

④모집 ‘군’ 배치의 이해
(자료=이투스에듀)
(자료=이투스에듀)

◇모집군이란?

모집군이란 정시 모집 기간에 따라 구분한 것으로, '(가)·(나)·(다)' 세 개의 군으로 구분돼 있고, 학생들은 모집군별로 1회씩 총 3번 이내 지원이 가능하다. 서울대, 연세대, 고려대 등과 같이 단일 모집군으로만 모집하는 경우도 있고 성균관대, 한양대, 중앙대 등과 같이 2~3개 군으로 나눠 분할 모집군으로 모집하는 경우도 있다. 각 대학은 하나의 모집 단위를 하나의 군에서만 선발할 수 있으며 일반적으로 학과 단위로 신입생을 모집하지만, 앞서 설명한 무전공 신설 및 증가 등의 이유로 학과와 전공을 나누지 않고 계열 단위로 모집하거나 아예 계열을 통합으로 모집하는 경우도 있다.

모집군의 존재가 중요한 이유는 앞서 서술했던 모집군별 지원이 1회만 가능하다는 점에 있다. 예를 들어 연세대와 고려대는 수시에서 동시에 지원할 수 있지만, 정시에서는 두 대학 모두 (가)군에서만 선발하기 때문에 동시에 지원하는 것이 불가능하다. 따라서 유불리를 고려하여 둘 중 하나만 선택해야 할 수밖에 없으며, 이때의 안정성에 따라 나머지 (나)군 및 (다)군 지원 대학이 달라진다.

즉, (가)군의 연세대, 고려대 중 지원 모집 단위의 안정성이 높다면 (나)군에서 서울대에 지원할 수 있지만, (가)군의 안정성이 높지 않다면 (나)군에서는 서강대, 성균관대, 한양대에 지원해야 한다. 만일 (다)군에서 서강대, 성균관대, 한양대 중 하나를 지원하기로 했다면 (나)군 지원 대학은 또 다른 전략을 세워야 한다. 수시는 수험생의 목표 대학 및 모집 단위를 수시 원서 6장 내에서 원하는 대로 지원할 수 있지만, 정시는 하나를 정했을 때 다른 하나를 포기해야 할 수도 있기 때문에 결국 지원이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모집군 배치에 따른 지원 패턴

이러한 모집군의 존재와 지원 패턴으로 인해 생겨나는 또 다른 정시적 특성 중 하나가 추가 합격이다. 추가 합격은 하위 그룹의 합격자가 상위 그룹으로 이동하는 것으로, 이는 연쇄적으로 이어진다. 물론 수시모집에서도 추가 합격이 있지만, 정시모집에서의 추가 합격은 지원자들의 선호 및 심리적 측면에 더해 모집군의 배치로 인한 하나의 경향이 나타난다는 특징이 있다. 정시 포트폴리오를 다음과 같이 작성한 학생 1, 2, 3이 있다고 가정하자.

[표1]
[표1]
[에듀플러스][2026학년도 정시 리포트]'모집군 변수'가 성패를 가른다…상위대·의대 정시 판도 대변화

모든 추가 합격은 서울대가 먼저 발표하며 시작된다. 학생 1이 상향으로 지원한 (나)군 서울대에 합격한다면, (가)군 연세대와 (다)군 성균관대는 추가 합격으로 넘어갈 가능성이 높다. 학생 1의 (가)군 연세대 자리에 학생 2가 추가 합격한다면, 학생 2가 안정 및 하향 카드로 지원한 (다)군 성균관대와 (나)군 중앙대 역시 추가 합격으로 넘어갈 수 있다. 학생 2의 (다)군 성균관대 자리에 학생 3이 추가 합격하게 될 경우, 만일 학생 3이 (가)군 한양대에 최초합 혹은 추가 합격하게 된다면 학생 3은 상향으로 지원한 (가)군 한양대와 (다)군 성균관대 중 대학 및 학과 선호도에 따라 최종 진학 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예상된다. 마찬가지로 학생 3의 (나)군 중앙대 역시 다른 학생에게 추가 합격으로 넘어갈 것이다.

정시 지원 패턴과 충원 합격의 원리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정시 전반에 걸친 이해가 필요하다. (가)군에 상향을 쓰고 (나)군에 적정을 쓸지, (다)군에 상향을 쓰고 (가)군에 하향을 쓸지 고민된다면 그 위로 전체 대학의 모집표를 만들어 보자. 대학별 모집군 현황을 한눈에 확인할 수 있다면 보다 직관적인 정시 지원 시나리오를 구상할 수 있을 것이다.

◇모집군 이동에 따른 경쟁률·충원율 변화

정시 모집에서의 경쟁률 및 이에 따른 충원 합격의 규모는 모집군 배치에 영향 받는다. 대체로 내가 지원한 모집 단위의 충원은 상위 표본에 위치한 수험생들의 다른 군 모집 단위에 합격해 빠져나가면서 이뤄지기 때문이다. 따라서 정시 모집에서 이른바 '문 닫고 들어가는' 상향 지원을 노리고 있는 수험생이라면 단순히 나의 성적에서 지원 가능한 모집 단위의 군 배치뿐 아니라, 나와 비슷한 성적의 수험생, 그리고 나보다 상위 표본에 위치한 수험생이 지원을 고려할 대학 및 모집 단위는 어디이고 해당 대학 및 모집 단위가 (가), (나), (나) 중 어느 모집군에 위치하는 지도 살펴봐야 한다.

또한 내가 지원을 고려하는 곳과 상위 표본이 지원할 것으로 예상되는 모집 단위가 전년도와 비교하여 모집군 이동 및 모집 인원 변동이 있는지도 확인해야 한다. 기존 경쟁 표본과 상위 표본은 모집군 이동에 따라 달라지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경쟁률 및 충원 합격의 확률도 변화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표2] 2024학년도 vs 2025학년도 주요 의대 정시 충원율 - ※'대학 어디가' 입시 결과 기준.
[표2] 2024학년도 vs 2025학년도 주요 의대 정시 충원율 - ※'대학 어디가' 입시 결과 기준.

최상위 모집 단위인 의대의 최근 2년간 정시 충원 인원 흐름을 살펴보면 경희대, 중앙대 의대의 충원 인원이 매우 많은 것을 알 수 있다. 2024학년도 연세대, 울산대나 2025학년도 가톨릭대의 충원율도 최상위 모집 단위라는 점에서는 높은 편이라고 할 수 있으나, 중앙대와 경희대의 충원율은 그보다 훨씬 높아 의문이 생긴다.

[표3]2025학년도 주요 의대 정시 모집 ' 모집군별' 배치 및 충원 인원 현황. (자료=이투스에듀)
[표3]2025학년도 주요 의대 정시 모집 ' 모집군별' 배치 및 충원 인원 현황. (자료=이투스에듀)

[표2]의 내용을 [표3]으로 바꾸어 보면 모집군에 따른 충원율 현황을 좀 더 잘 살펴볼 수 있다. 메이저 의대 5곳(서울대, 가톨릭대, 연세대, 성균관대, 울산대) 중 서울대를 제외한 4개 대학은 (가)군에서 선발한다. 2025학년도 서울대 의대 합격생은 충원 인원 1명을 포함하여 총 40명인데, (가)군의 메이저 의대 4곳의 충원 인원 역시 40명이다. 즉 (나)군 서울대 의대를 지원한 학생들이 (가)군에서 메이저 의대를 쓰고, 서울대를 합격하고 등록하면서 (가)군 메이저 의대의 충원 합격이 발생한 것이다.

(가)군 메이저 의대 모집 인원은 총 146명인데, (나)군의 경희대, 중앙대 충원 인원을 합치면 총 172명으로 유사한 것을 알 수 있다. (나) 경희대, 중앙대 합격자의 다수가 (가)군 메이저 의대 또는 고려대, 한양대로 이동했음을 알 수 있는 것으로 역시 모집군 배치에 따른 지원 경향, 충원 경향을 잘 보여주는 사례이다. 한양대 의대는 2026학년도부터 (나)군에서 모집하는데, 기존 경희대와 중앙대에 집중된 충원 흐름에 변화를 일으킬 수 있을 것이다. (가)군 메이저 의대 지원자가 안정으로 선택할 수 있는 선택지가 하나 더 증가한 것이기 때문이다.

이와 같이 모집 단위별 모집군 이동에 따라 경쟁률이나 충원율이 달라질 수 있기 때문에 수험생들은 이를 염두에 두고 정시 지원 포트폴리오를 수립해야 할 것이다. 특히 2025학년도 대입부터 상위 대학들이 (다)군 선발 모집 단위를 신설하였으며 대체로 높은 경쟁률 및 충원율을 기록했다. 그러나 올해 입시인 2026학년도 정시 모집에서 해당 모집 단위의 모집군이 이동한다면 이 또한 변수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에 지원을 희망하는 모집 단위가 위치한 모집군이 전년도와 달라지지는 않았는지를 꼭 살펴볼 필요가 있다.

김병진 이투스에듀 교육평가연구소장.
김병진 이투스에듀 교육평가연구소장.

김병진 이투스에듀 교육평가연구소장 winter9m@etoos.com

마송은 기자 runni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