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韓 수출 첫 7000억달러 달성 유력

11월 누적 6402억달러 최대치
반도체 38.6% 증가 일등공신
脫중국·脫단일시장 전략 성과

정부와 기업이 인공지능(AI) 인프라 확충에 속도를 내는 가운데 AI의 핵심 요소인 반도체 융합 인재 배출의 필요성이 높아지고 있다. 주말 경기 시흥시 한국공학대학교 반도체종합교육센터에서 학생들이 반도체 웨이퍼 노광공정 실습을 하고 있다.
 김민수기자 mskim@etnews.com
정부와 기업이 인공지능(AI) 인프라 확충에 속도를 내는 가운데 AI의 핵심 요소인 반도체 융합 인재 배출의 필요성이 높아지고 있다. 주말 경기 시흥시 한국공학대학교 반도체종합교육센터에서 학생들이 반도체 웨이퍼 노광공정 실습을 하고 있다. 김민수기자 mskim@etnews.com
관련 통계자료 다운로드 2025년 월별 수출액·수출 증감률 추이

우리 수출이 마침내 7000억달러 시대 진입을 앞두고 있다. 1~11월 누적 수출이 6402억달러로 같은 기간 기준 역대 최대치를 기록하면서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12월 수출의 통상 흐름을 고려하면 연간 7000억달러 달성이 유력하다.

산업통상부가 1일 발표한 '11월 수출입 동향'에 따르면 11월 수출은 610억4000만달러(+8.4%)로 6개월 연속 월 기준 역대 최대치 기록을 갈아치웠다. 수입은 513억달러, 무역수지는 97억3000만달러 흑자였다. 월간 기준 흑자 폭은 지난해보다 40억달러 이상 확대됐다.

수출 최대 공신은 단연 반도체(172억6000만달러·+38.6%)다. 인공지능(AI) 확산과 데이터센터 증설이 고부가 메모리 가격 상승을 견인하면서 11월 반도체 월 수출은 통계 작성 이래 1위를 찍었다. 1~11월 반도체 누적 수출액도 1526억달러로, 지난해 연간 최대치(1419억달러)를 이미 넘어섰다.

자동차도 11월 한 달간 64억1000만달러(+13.7%)로 상승세를 유지했다. 전기차는 조정을 받았지만, 내연기관·하이브리드가 이에 준하는 폭으로 증가하며 전체 수출 규모를 끌어올렸다. 올해 1~11월 자동차 누적 수출은 660억달러로, 통계 작성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올해 韓 수출 첫 7000억달러 달성 유력

지역별 흐름도 고무적이다. 중국(+6.9%), 아세안(+6.3%)은 반도체·석유제품·기계류 수요 회복이 맞물리며 3개월 연속 100억달러대 이상을 유지했다. 중동은 33.1% 증가로 회복 폭이 가장 컸다. 일반기계·석유제품 등 투자·플랜트 관련 품목이 특히 강했다.

미국은 관세 여파로 보합세(△0.2%)였다. 다만 11월 26일 국회에서 발의된 '한미 전략적 투자 관리 특별법'을 통해 자동차·부품 관세 인하 요건이 충족되면서 12월 이후에는 불확실성이 완화될 전망이다.

11월까지 누적 무역흑자도 660억7000만달러로 지난해 연간 흑자 규모(518억달러)를 한참 웃돈다. 에너지 가격 변동성과 글로벌 보호무역 심화 속에서도 '수출 주도형 회복'이 적중한 결과로 풀이된다.

우리 수출은 지난 2011년 5000억달러(5552억달러), 2018년 6000억달러(6055억달러)를 넘기며 선진국 진입에 톡톡한 역할을 했다. 특히 올해 7000억달러를 넘어서면 그간 정부가 추진해 온 '탈중국·탈단일시장' 전략의 성과가 수치로 증명되며, 우리 수출 구조가 한 단계 더 성숙한 다극 체제로 전환됐음을 공식화하는 이정표가 된다.

사상 첫 7000억달러 달성 여부는 남은 12월 수출에 달렸다. 최근 흐름(월평균 590~660억달러 수준)을 고려하면 목표 달성 가능성은 높은 상황이다. AI 반도체 호황, 자동차 믹스 개선, 전기기기·이차전지 등의 안정적인 플러스 흐름도 힘을 실어준다.

안영국 기자 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