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화 스테이블코인 '동맹전' 본격화···치열한 '우군' 확보전

이미지출처=ChatGP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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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권과 핀테크 업계 '스테이블코인 동맹'이 구체화되고 있다.

시중은행과 빅테크·가상자산 사업자들이 전략적 제휴에 속도를 낸다. 업계는 법안 통과 이후 본격화될 스테이블코인 시장 선점을 위한 '우군 확보전'이 새해 상반기까지 치열하게 전개될 것으로 전망했다.

하나은행은 지난 주말 두나무와 블록체인 기반 외환송금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양측은 △블록체인 기반 해외 송금 프로세스 구축 △외국환 업무 전반 신기술 도입 △하나머니 관련 서비스 고도화 등에서 상호 협력하기로 했다. 해외송금은 스테이블코인 발행시 은행이 B2B 서비스에서 수익·효율화를 기대하는 분야다.

두나무는 이미 네이버페이(네이버파이낸셜)와 합병을 의결했다. 때문에 하나은행과 두나무 양측이 스테이블코인 발행을 위한 컨소시움을 구성할 경우 거대 주체로 부상한다. 하나은행은 IBK기업은행과도 원화 스테이블코인 발행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디지털 전문성이 높은 인터넷전문은행도 스테이블코인 동맹전에 뛰어들 가능성이 높다. 토스뱅크를 자회사로 둔 토스(비바리퍼블리카)는 12월 현재 빗썸과 스테이블코인 발행 논의를 이어가고 있다. 핀테크 업계 관계자는 “카카오 역시 카카오페이 카카오뱅크 등 금융계열사를 통해 독자 발행이 가능하지만 외부 협력을 필수로 가져갈 것”이라고 말했다.

원화 스테이블코인 '동맹전' 본격화···치열한 '우군' 확보전

시중은행은 하반기 들어 내부적으로 스테이블코인 전담 조직을 구성하는 등 사업 준비에 한창이다. KB금융은 하반기부터 '그룹 가상자산 대응 협의체' 내 스테이블코인 분과를 상설 조직으로 전환했다. 하나금융도 지난달 디지털자산 전담 조직을 신설하며 태스크포스(TF)장에 박근영 하나금융티아이(TI) 대표를 선임했다. 우리은행은 이달 디지털전략그룹을 'AX혁신그룹'으로 변경하고 디지털자산 관련 사업까지 체계적으로 추진할 방침이다.

신한은행 역시 올해 초부터 디지털자산TF를 가동해 스테이블코인 기반 해외송금 테스트, 국가 간 지급결제 프로젝트 등 다양한 테스트를 수행 중이다.

금융위는 10일까지 '디지털자산기본법'을 국회에 제출할 계획이다. 스테이블코인 발행 요건을 담은 이법안은 은행이 발행 컨소시움 지분을 50% 이상 보유해야 하는 방향으로 나올 가능성이 유력하다. 정부는 금융 안정성 확보를 위해 은행의 주도적 역할을 강조하되, 혁신 동력 확보를 위해 핀테크와 협력을 허용하는 절충안을 마련한 것으로 알려졌다.

관가와 관련 업계를 종합하면 정부는 발행 컨소시움 내 복수 은행 참여를 허용할 방침이다. 즉 '은행+은행+가상자산사업자 혹은 빅테크' 구조도 가능하다는 의미다. 복수 은행 참여 허용으로 위험 분산과 자본력 강화가 가능해져 대형 컨소시움 구성이 더욱 활발해질 수 있다.

법안 발의를 앞두고 연말과 연초 스테이블코인 동맹 결성은 더욱 치열하게 전개될 양상이다. 특히 대형 거래소, 빅테크와 손잡은 시중은행이 초기 시장 지배력을 확보할 가능성이 높아 주도권을 둘러싼 눈치게임과 합종연횡이 한층 격화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은행 관계자는 “현재 모든 은행이 문을 개방하고 전략적으로 파트너를 찾는 만큼 은행권 경쟁자까리 전략적 제휴을 맺을 가능성도 충분하다”고 내다봤다.

김시소 기자 sis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