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이 내년까지 1480원대의 높은 수준을 이어갈 경우 내년 소비자물가 상승률가 2.3%까지 높아질 수 있다고 한국은행이 17일 전망했다.
한은은 이날 발표한 '물가안정목표 운영상황 점검' 보고서에서 “내년 환율이 현재와 같은 1470원 안팎의 높은 수준을 지속하면 환율의 물가 전가 효과가 확대될 수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한은이 지난달 제시한 내년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는 2.1%다. 환율 수준에 따라 기존 전망치를 소폭 상회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월별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이미 지난 9월 2.1%에서 10월과 11월 연달아 2.4%로 다소 높아졌다.
한은은 긴 추석 연휴를 전후한 여행 수요 증가로 개인 서비스 가격이 일시 급등한 가운데 농축수산물과 석유류 가격이 오른 영향이 컸다고 분석했다. 환율 상승의 영향이 0.1%포인트(P), 기상 악화 등 기타 요인이 0.2%P 수준인 것으로 추정된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이날 보고서 발표 직후 열린 기자설명회에서 “최근 물가상승률이 2% 중반대로 오르면서 많은 우려가 나오고 있다”면서 “현재 환율은 금융위기 수준은 아니지만 물가·양극화에 위기가 되고 있다”고 밝혔다.

류근일 기자 ryury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