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기관계장관회의] AI 시대 맞춰 네트워크 판 다시 짠다

배경훈 부총리 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이 18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제2회 과학기술관계장관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배경훈 부총리 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이 18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제2회 과학기술관계장관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정부가 인공지능(AI) 시대 트래픽 폭증과 초저지연 통신 수요에 대응해 국가 네트워크 전반을 고도화한다. 2030년까지 지능형 기지국(AI-RAN)을 500개 이상 구축하고 6세대(6G) 이동통신을 상용화한다. 국가 대동맥인 백본망 용량도 4배로 늘리는 등 유무선·해저케이블·위성통신을 아우르는 'AI 고속도로'를 구현해 AI 산업 확산을 촉진한다는 구상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18일 제2회 과학기술관계장관회의에서 이같은 내용의 '하이퍼(Hyper) AI네트워크 전략'을 발표했다. AI G3 강국 도약을 뒷받침하고 6G·AI 네트워크 산업을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육성하기 위한 종합 전략이다.

먼저 AI에이전트·피지컬AI 등 미래 AI 핵심분야 확산을 위해 세계 최고 수준의 초지능·초성능 네트워크를 전면 구축한다. 차세대 연산 인프라인 AI랜은 내년부터 기술개발 및 실증에 착수해 2030년까지 전국에 500개 이상 구축한다. AI랜은 AI를 활용한 고효율·저전력 통신이 가능하다.

기존 5G는 단독모드(SA)로 전면 전환해 이동통신망 지능화와 혁신 서비스를 가속한다. 또 내년까지 6G 연구개발 성과를 결합해 세계 최초 '프리 6G 비전 페스트' 시연행사를 연다. 2028년 LA올림픽과 연계한 6G 시범서비스를 거쳐 2030년에는 상용 서비스를 개시한다.

AI·6G 네트워크 기술 고도화·실증 상용화 방안(자료=과기정통부)
AI·6G 네트워크 기술 고도화·실증 상용화 방안(자료=과기정통부)

전국을 연결하는 유선망은 대용량·지능화를 꾀한다. 전국 주요 거점과 데이터센터를 연결하는 백본망은 2030년까지 용량을 4배 이상 확대해 트래픽 폭증에 대비한다. 운영 자동화·지능화를 통해 초저지연 통신도 보장한다.

백본망과 각 가정·기업을 연결하는 가입자망은 광케이블 보급률을 기존 91%에서 2030년에는 98%까지 끌어올려 국민 모두가 고품질 AI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한다.

국제망 경쟁력도 강화한다. 해저케이블 용량은 2030년 2배 이상 확대하고 동남권 해안에 집중된 해저케이블 육양국을 서·남해 등으로 다변화해 안정성을 높인다. 저궤도 위성통신은 3200억원 규모 예타 사업을 통해 핵심기술을 확보하고 글로벌 공급망 진출을 촉진한다. 내년에는 민·관·군 협의체를 기반으로 독자 위성통신망 확보도 검토한다.

정부는 이를 통해 2030년까지 글로벌 6G·AI네트워크 시장 점유율 20% 달성과 매출액 5000억원 이상 글로벌 기업 5개를 육성한다는 목표다. 또한 6G 관련 세계 표준특허를 30% 선점해 초격차 기술력 확보하고, 이를 AI 네트워크 기술개발과 병행해 네트워크 전 영역에 완전자율·지능화를 이룬다는 청사진이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6G 비전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6G 비전

기술 개발이 산업 생태계 발전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제조·의료·교육·안전·미디어 등 5대 분야를 중심으로 대규모 실증과 초기 수요 창출을 병행한다.

제도적 지원도 강화한다. 차세대 6G·AI 기지국 등 주요 네트워크 기술개발에 대한 세제혜택 확대과 6G 주파수 전략 수립 등을 통해 망 투자 유인을 높인다. 저전력·고효율 통신망 구축을 독려하기 위한 '저전력·친환경 기지국 인증제' 도입도 내년 추진한다.

과기정통부는 전략 이행을 위해 내년 2900억원을 네트워크 기술 개발과 실증·사업화에 투입한다.

배경훈 부총리 겸 과기정통부 장관은 “AI 시대, 대한민국 네트워크 인프라를 고도화해 국민 모두가 고품질 AI서비스를 최상의 환경에서 누릴 수 있도록 하겠다”며 “과감한 선제적 투자로 CDMA 신화를 다시 써나가겠다”고 말했다.

박준호 기자 junh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