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은행권이 홍콩 ELS 사태 첫 제재심에서 '사후복구' 노력을 감안해달라고 강조했다. 2조원대 과징금이 부과되면 자본비율 관리 등에서 부담이 너무 크다는 것이다. 연초까지 과징금 규모를 줄이기 위한치열한 공방이 이어질 것으로 관측된다.
18일 오후 금융감독원은 제재심의위원회를 열고 KB국민·신한·하나·NH농협·SC제일은행에 대한 홍콩 H지수 ELS 불완전판매 안건을 상정했다. 금감원이 2조원 규모 과징금을 사전 통보한 이후 처음 열리는 공식 심의 절차다.
KB국민은행, 신한은행, NH농협은행, 하나은행 등은 이날 제재심 위원들에게 자율배상 등 사후적 피해보상 노력을 최대한 강조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ELS 사태 이후 실직적 피해 구제를 위해 재원을 투입했고 대다수 고객이 피해를 복구했다”면서 “금감원에 이를 최대한 소명할 것”이라고 말했다.
금감원이 2조원에 달하는 과징금·과태료를 산정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5개 은행은 홍콩 ELS 판매액의 10% 수준 과징금·과태료를 통보받은 상태다. ELS 판매액은 KB국민은행이 8조1972억원으로 가장 많고 신한은행 2조3701억원, NH농협은행 2조1310억원, 하나은행 2조1183억원, SC제일은행 1조2427억원 순으로 이어진다.
이날 제재 심의를 기점으로 은행권 자본비율 관리가 최대 이슈로 부상할 전망이다. 사전 통보대로 과징금 2조원이 확정될 경우 건전성지표 타격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5개 은행은 금융당국 권고에 따라 자율배상을 진행해 지난 6월 말 기준 총 1조3437억원을 배상, 합의율 96%를 기록했다. 이와 함께 고위험 상품 판매 프로세스를 전면 재정비하고 소비자 보호 체계를 강화하는 등 금융소비자보호 강화를 적극 소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당국은 최근 금융소비자 보호에 관한 감독규정 개정안을 수정해 금융사고 사후 노력 평가해 최대 75%까지 과징금을 감경할 수 있도록 했다.
주주환원 계획도 재차 점검한다. 은행은 10년간 과징금의 6배를 운영 리스크로 인식해 위험가중자산(RWA)으로 쌓아야한다. 과징금이 은행 손익 타격뿐 아니라, 보통주자본 감소로 이어져 보통주자본비율(CET1)·자기자본(BIS) 비율과 같은 건전성 지표 악화 결과를 낳는다면 주주환원 여력에 영향을 끼칠 수밖에 없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거액의 과징금 부과 시 단순 비용 부담이 아닌 손실 사건 발생 후 10년간 상당한 운영리스크인 RWA를 부담하게 된다”며 “은행의 ELS 판매체계 개선, 고객 피해금액 자발적 보상 능력 등을 고려해 과징금 결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최종 과징금은 내년 초 확정된다. 제재심 이후 대심제, 제재 수위 결정, 최종 제재 통보 순서를 거친 후 금융위원회 증권선물위원회, 정례회의 의결을 거쳐 최종 수위가 결정된다.
정다은 기자 danda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