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 “고환율, 기회보다 부담으로 작용”…적정환율 1362원

최근 원·달러 환율이 1400원대를 넘나드는 가운데, 중소기업들은 고환율을 '기회'보다 '부담'으로 인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수입 원가와 물류비 상승 압력이 커지면서 환율 상승 효과가 상쇄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중소기업중앙회는 12월 1일부터 19일까지 수출·수입을 수행하는 중소기업 635개사를 대상으로 실시한 '환변동 관련 중소기업 실태조사' 결과를 기반으로 이같이 밝혔다.

최근 환율 급등에 따른 피해 유형 (복수응답)   〈출처:중기중앙회〉
최근 환율 급등에 따른 피해 유형 (복수응답) 〈출처:중기중앙회〉

조사 결과, 수출과 수입을 병행하는 중소기업의 경우, 최근 환율 급등에 따른 '피해 체감'이 뚜렷한 것으로 나타났다. 수출·수입 병행 중소기업의 경우, 환율 급등으로 '피해가 발생했다'는 응답이 40.7%로, '이익이 발생했다'는 응답(13.9%)을 크게 상회했다.

반면, 수출만 하는 기업의 경우 '영향 없음'(62.7%) 응답이 가장 높았으며 '이익 발생'(23.1%)과 '피해 발생'(14.2%) 간 격차가 크지 않았다. 이는 환율 상승이 더 이상 수출기업의 이익으로 직결되지 않으며, 원자재를 수입해 가공·수출하는 중소기업의 경우 환율 상승이 오히려 경영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환율 급등에 따른 피해 유형(복수응답)으로는 △수입 원부자재 가격 상승(81.6%) △외화결제 비용 증가(41.8%) △해상·항공 운임 상승(36.2%) 순으로 나타났다.

환율 상승에 따른 수입 원재료 비용 증가는 작년 대비 '6~10% 상승'했다는 응답이 37.3%로 가장 많았으며, △1~5% 상승(28.1%) △11~20% 상승(15.5%) △영향 없음(15.5%)이 뒤를 이었다. 특히 중소기업의 55.0%는 환율 상승으로 증가한 원가를 판매가격에 전혀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고 응답해, 원가 부담이 기업 수익성 악화로 직결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중소기업의 87.9%는 환율 변동 대비 환리스크 관리 수단을 활용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그 이유로는 △필요성 부족(55.9%) △전문인력·관련지식 부족(33.9%) △적합한 상품 부재(13.8%) 순으로 나타났다.

고환율에 대응하기 위해 가장 필요한 정부 지원책으로는 △안정적인 환율 운용 노력(35.6%) △해상·항공 물류비 지원(35.6%) △원자재 가격 상승분 보전 지원(32.0%) 등이 꼽혔다.

내년 환율 전망에 대해서는 '1450원~1500원 수준'이라는 응답이 41.9%로 가장 많았으며, 목표 영업이익 달성을 위한 적정 환율은 평균 1362.6원으로 조사됐다.

추문갑 중소기업중앙회 경제정책본부장은 “최근 달러 약세 국면에도 원화 약세가 지속되는 점을 고려하면, 원·달러 환율 1400원대가 뉴노멀이 될 가능성이 크다”며 “수출보다 수입 기업이 월등히 많은 국내 중소기업의 현실을 감안할 때, 납품대금연동제 활성화와 원가 부담 완화 중심 정책 대응이 시급하다”고 밝혔다.

성현희 기자 sungh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