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세브란스병원 “유방암 치료, 난소 기능 억제 병행시 생존율 높아져”

타목시펜 단독 투여군과 난소 기능억제제 병행 치료군 사이 무병 생존율(DFS)(A) 및 전체 생존율(OS)(B)에 대한 Kaplan-Meier 곡선 그래프.
타목시펜 단독 투여군과 난소 기능억제제 병행 치료군 사이 무병 생존율(DFS)(A) 및 전체 생존율(OS)(B)에 대한 Kaplan-Meier 곡선 그래프.

안성귀·배숭준 연세대학교 강남세브란스병원 유방외과 교수팀이 특정 유형의 유방암 환자에서 치료 효과를 높일 수 있는 방법을 확인했다. 호르몬 수용체(HR)와 HER2가 모두 양성인 유방암 환자에게 난소 기능을 억제하는 치료를 함께 시행하면 생존율이 더 높아진다는 연구 결과다.

유방암은 수술 후에도 암의 성질에 따라 약물 치료 방법이 달라진다. 전체 환자의 약 70%를 차지하는 HR 양성·HER2 음성 유방암은 항호르몬 치료가 표준 치료로 자리 잡았고, 폐경 전 여성의 경우 난소 기능을 억제하면 재발 위험이 낮아진다는 사실도 이미 알려져 있다.

유방암은 수술 이후에도 암의 성질에 따라 약물 치료 방법이 달라진다. 전체 환자의 약 70%를 차지하는 HR 양성·HER2 음성 유방암은 항호르몬 치료가 표준 치료로 자리 잡았고, 폐경 전 여성의 경우 난소 기능을 억제하면 재발 위험이 낮아진다는 사실도 이미 알려져 있다.

하지만 HR과 HER2가 모두 양성인 환자군은 전체 유방암의 약 10% 수준으로, 치료 전략에 대한 연구가 상대적으로 부족했다. 이 환자들은 항호르몬 치료와 함께 HER2 표적 치료를 병행하지만, 여기에 난소 기능 억제 치료를 추가했을 때의 효과는 명확하지 않았다.

연구팀은 이 점에 주목해 연구를 진행했다. HER2 양성 유방암 치료에서 표적 치료제 트라스트주맙의 효과를 입증한 대규모 국제 임상시험(HERA)의 데이터를 활용했다. 해당 임상시험에는 전 세계 40여 개국에서 약 5100명의 환자가 참여했다.

이 가운데 연구팀은 HR과 HER2가 모두 양성인 환자 965명을 선별해 분석했다. 환자들은 두 그룹으로 나뉘었다. 한 그룹은 타목시펜만 단독으로 항호르몬 치료를 받았고, 다른 그룹은 타목시펜 또는 아로마타아제 억제제에 난소 기능 억제 치료를 함께 받은 경우였다.

분석 결과 난소 기능 억제 치료를 함께 받은 환자들의 예후가 더 좋았다. 치료 후 10년 동안 암이 재발하지 않고 생존한 비율은 병행 치료 그룹이 70.9%, 항호르몬제만 사용한 그룹은 59.6%였다. 사망 여부를 포함한 전체 생존율 역시 병행 치료 그룹이 84.7%, 단독 치료 그룹은 74.0%로 차이를 보였다.

다른 임상 요인을 함께 고려한 분석에서도 결과는 같았다. 난소 기능 억제 치료를 받은 환자들은 암 재발 위험이 약 32%, 사망 위험은 약 38%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암의 병기가 높거나 성질이 나쁜 경우에는 이러한 효과가 더욱 뚜렷했다.

강남세브란스병원 “유방암 치료, 난소 기능 억제 병행시 생존율 높아져”

연구를 주도한 안성귀 교수는 “비록 후향적 연구이지만, HER2 양성 환자군 치료에 초점을 맞췄기에 임상적 의의가 크다”라며 “호르몬 수용체와 HER2 인자를 모두 지닌 조기 유방암 환자에게도 난소기능 억제제 사용이 생존율 향상에 도움 됨을 대규모 임상 연구 코호트로 입증했다. 이 결과가 더욱 심화 연구돼 젊은 유방암 환자의 임상 진료 지침에 적극 활용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 결과는 미국 국립종합암네트워크(NCCN)가 발간하는 국제 학술지 JNCCN 최신호에 게재됐다.

송혜영 기자 hybrid@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