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대차가 올해 역대 최대 매출을 기록할 전망이다. 미국 관세 비용 증가와 환율 변동성, 글로벌 경기 둔화에도 경쟁사 대비 선방했다는 평가다. 새해 본격화될 신차 효과와 모빌리티 사업 재편 전략을 바탕으로 실적 반등에 대한 기대감도 커진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현대차의 4분기 실적은 매출과 영업이익 전 분기 대비 소폭 개선될 것으로 예상된다. 컨센서스(시장 전망치 평균) 기준 4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4.3% 증가한 48조6464억원, 영업이익은 0.6% 늘어난 2조8398억원이다. 미국 관세 관련 부담이 일부 해소되며 전 분기 대비 영업이익이 3000억원가량 개선될 것으로 전망됐다.

연간 기준으로는 매출 성장이 뚜렷하다. 연간 매출 컨센서스는 전년 대비 7.3% 증가한 188조1184억원으로 사상 최대가 유력하다.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11.3% 감소한 12조6274억원으로, 두 자릿수 역성장이 예상된다. 미국 관세 부담과 원자재 가격 상승, 글로벌 판촉 비용 확대 등이 수익성에 영향을 미친 결과로 풀이된다.
올해 글로벌 주요 완성차들이 수익성 악화에 직면한 가운데 현대차가 비교적 안정적 실적을 냈다는 평가다. 북미와 유럽 시장에서의 견조한 판매와 고부가가치 차종 비중 확대를 통해 실적 하락 폭을 최소화했다는 분석이다.
새해 전망도 밝다. 현대차는 연말 임원 인사를 통해 연구개발(R&D) 중심의 리더십 개편을 단행하며 기술 경쟁력 강화에 나섰다. 소프트웨어(SW)와 전동화, 미래 모빌리티 분야를 중심으로 조직 재편이 이뤄지면서 중장기 성장 전략에 대한 시장의 기대도 커지고 있다.

현대차는 CES 2026에 참가해 인공지능(AI)과 로보틱스 생태계 전략을 공개하며 '미래 모빌리티 기업'으로의 비전을 제시할 예정이다. 완성차 제조사를 넘어 SW와 로봇, 인공지능(AI)을 아우르는 플랫폼 기업으로의 전환이 본격화될 경우 기업가치가 제고될 전망이다.
신차 효과도 새해 실적 반등 기대감의 핵심 요인이다. 현대차는 7종 이상의 주력 신차를 투입하며 전기차와 하이브리드차, 기존 내연기관 차까지 폭넓은 제품군을 바탕으로 판매 회복과 매출 성장을 가속할 방침이다.
박광래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현대차가 피지컬 AI와 결합된 모빌리티 플랫폼 기업으로 거듭나고 있다”며 “자동차 제조의 경계를 넘어 AI·로봇 기업으로의 진화가 견인할 기업가치 재평가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정치연 기자 chiye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