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정치사 140년 만에 첫 여성 총리가 탄생했다. 다카이치 사나에 자민당 총재는 지난 10월 21일 국회 총리 지명 선거에서 과반을 얻어 제104대 일본 총리로 취임했다. 1885년 의원내각제 도입 이후 처음으로 여성이 일본 총리 자리에 오른 역사적 순간이었다.
다카이치 총리는 취임 일성으로 '강한 일본'을 내세우며 국정 운영의 방향을 분명히 했다. 안보 3문서와 비핵 3원칙 개정 가능성을 시사하며 군사대국화 노선을 공론화했다.
강경 보수 성향으로 '여자 아베'로 불려온 그는 과거사와 안보 이슈에서 우익 색채가 뚜렷하다. 이로 인해 이시바 시게루 전 총리 시절 다소 완화됐던 한일관계가 후퇴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다만 취임 이후 야스쿠니 신사 참배를 보류하는 등 일부 조정된 행보도 보였다. 한국과의 첫 정상회담에서도 미래지향적이고 안정적인 관계 발전의 필요성을 언급했다.

가장 대립각을 세운 상대는 중국이었다. 대만 유사시 자위대 개입 가능성을 언급하며 중일 갈등이 급격히 고조됐다. 중국은 무역·관광·문화 분야 전방위 압박을 가하고 있고, 최근에는 일본 전투기를 향한 레이더 조준 사건으로 갈등이 군사적 긴장으로 확대되고 있다.
일본 내에서는 반중 정서를 바탕으로 다카이치 총리의 지지율이 상승했으나, 동시에 대외 갈등 장기화에 대한 국민적 불안도 함께 확산되고 있다.
성현희 기자 sungh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