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이민단속요원, 30대 여성 총격 사살… 트럼프 행정부 “정당방위”

미니애폴리스 시장 “ICE는 우리 지역에서 꺼져라”

7일(현지시간) 미국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에서 발생한 이민세관단속국(ICE) 총격 사건에 항의하는 시위대. 사진=AFP 연합뉴스
7일(현지시간) 미국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에서 발생한 이민세관단속국(ICE) 총격 사건에 항의하는 시위대. 사진=AFP 연합뉴스

미국 미네소타주에서 대규모 이민 단속이 진행되는 가운데 단속 대상이 된 30대 여성이 당국 요원으로부터 사살되는 사건이 발생했다.

사건을 두고 트럼프 행정부는 “정당방위”라고 주장했지만 범죄 정황이 확인되지 않은 이를 상대로 과도한 무력을 사용한 것이 아니냐는 비판이 나온다.

7일(현지시간) 미국 폭스뉴스·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이날 미국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에서 37세 여성 르네 니콜 굿이 이민세관단속국(ICE)이 쏜 총에 맞아 사망했다.

7일(현지시간) 미국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에서 발생한 이민 단속 총격 사건. 사진=Caitlin Callenson/ nyt 캡처
7일(현지시간) 미국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에서 발생한 이민 단속 총격 사건. 사진=Caitlin Callenson/ nyt 캡처

당시 현장에 있던 목격자는 “ICE 요원 한 명이 여성의 차 문을 뜯어내려고 했고, 다른 한 명이 차량 앞으로 달려가 '멈춰!'라고 외치고 1초도 되지 않아 총격이 일어났다”고 전했다. 실제 온라인에 확산된 영상은 목격자가 묘사한 상황과 비슷하다.

사건은 ICE 요원들이 미네소타주에서 소말리아 이민자를 대상으로 대규모 불법 이민 단속을 진행하던 중 발생했다.

크리스티 노엠 미 국토안보부 장관. 사진=AFP 연합뉴스
크리스티 노엠 미 국토안보부 장관. 사진=AFP 연합뉴스

트럼프 행정부는 이번 사건이 “정당방위”라는 입장이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트루스소셜에서 온라인에 확산되고 있는 사건 영상을 공유하며 “분명히 전문적인 선동가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사망자는) 매우 난폭하고 공무집행 방해와 저항을 이어갔으며, ICE 요원을 폭력적이고 고의적이며 악의적으로 차로 들이받으려고 했다. 요원은 자기방어 차원에서 총을 쏜 것으로 보인다”고 ICE 요원을 두둔했다.

그러면서 “ICE 요원이 여성의 차량에 치인 후에도 살아남았다는 것이 믿기 어렵다. 요원은 병원에서 회복 중임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해당 요원은 당일 퇴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크리스티 노엠 미 국토안보부 장관도 “총을 발사한 요원은 경험이 풍부한 경찰관”이라며 “이전에도 이런 상황을 겪어봤고, 오늘 현장에서도 훈련받은 대로 행동했다. 여성은 차량을 무기화해 법 집행관을 치려고 했다”고 말했다.

7일(현지시간) 미국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에서 발생한 이민세관단속국(ICE) 총격 사건에 항의하는 시위대. 사진=AFP 연합뉴스
7일(현지시간) 미국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에서 발생한 이민세관단속국(ICE) 총격 사건에 항의하는 시위대. 사진=AFP 연합뉴스

그러나 미니애폴리스에서는 공권력 남용에 의한 '살인'이라며 여론이 들끓었다.

이날 밤 미니애폴리스에는 1000명이 넘는 시위대가 총격 사건 현장에 모여 추모 행사를 벌였으며, 일부는 미니애폴리스 법원 앞에 몰려가 유리창을 깨며 “ICE는 당장 나가라!”며 분노했다.

제이콥 프레이 미니애폴리스 시장은 연방 정부 해명에 “헛소리”라고 일축하며 “권력을 무모하게 남용한 요원의 행위로 누군가 사망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ICE를 향해 “미니애폴리스에서 꺼져라. 우리는 당신들이 여기 있는 것을 원치 않는다”고 맹비난했다.

팀 월즈 미네소타 주지사 역시 기자회견을 열고 “우리는 트럼프 행정부의 위험하고 선정적인 작전들이 공공 안전을 위협한다는 점을 몇 주 동안 경고해 왔다”며 이번 사건이 예견된 사건이라고 꼬집었다. 다만 시위대를 향해 평화 시위를 당부하면서, 만약 시위가 격화될 경우 주 방위군 배치를 고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