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LG전자가 작년 역대 최대 매출을 경신했다. 외형적 성장에도 불구하고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27.5% 줄었다. 마케팅 및 일회성 비용 상승과 관세 영향 등으로 분석된다.
LG전자는 9일 공시를 통해 연결 기준 지난해 매출 89조2025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밝혔다. 전년 대비 1.7% 증가한 규모로, 2년 연속 매출 성장을 달성했다.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27.5% 줄어든 2조4780억원을 기록했다.
분기 매출도 역대 4분기 중 최대치인 23조8538억원으로 집계됐다.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1354억원) 대비 적자전환했다.
당초 증권가에서는 가전 구독 사업 호조로 3000억~4000억원대 영업이익을 예상했으나 시장 기대치를 밑돌았다.
업계와 증권가에서는 LG전자가 연말 성수기 시장 점유율 방어를 위해 투입한 마케팅 비용이 예상보다 크게 집행된 것으로 봤다. 글로벌 가전 수요 회복이 지연되는 가운데, 물류비 상승과 업체 간 가격 경쟁 심화가 맞물리며 수익성이 떨어졌다는 분석이다. 연말 성과급 등 일회성 비용이 4분기에 집중 반영된 점도 적자 전환 배경으로 지목된다.
LG전자는 외형 성장의 질은 개선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단순 하드웨어(가전과 여타 제품) 판매를 넘어 △소프트웨어(플랫폼) △기업간거래(B2B) △구독 서비스 등 '논-하드웨어(Non-HW)' 영역이 매출 성장을 견인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LG전자는 가전 구독 사업으로 초기 판매 수익뿐 아니라 지속적인 케어 서비스 매출을 창출하고 있다. TV 사업에서도 웹OS(WebOS) 플랫폼을 통해 광고·콘텐츠 수익을 확대하고 있다.
LG전자 관계자는 “경기 변동에 민감한 소비자기업간거래(B2C) 사업 의존도를 낮추고 있다”며 “안정적인 수익을 창출하는 구조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고도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관심은 올해 1분기 반등 여부에 쏠린다. 증권가에서는 4분기 적자가 구조적 문제라기보다 계절적 요인과 일회성 비용에 기인한 만큼, 비수기 이후 실적 정상화가 가능할 것으로 전망한다.
특히 올해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열관리 시장이 LG전자의 신성장 동력으로 부상할 것으로 보인다. 증권가에서는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둔화)으로 성장세가 주춤한 전장(VS) 사업 빈자리를 칠러 등 냉난방공조(HVAC) 사업이 채울 것으로 분석했다. 여기에 신년 프로모션 효과와 구독 경제 확대가 맞물리며 상반기 실적을 회복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임중권 기자 lim9181@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