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 13일부터 1박2일 방일…'다카이치 고향' 나라현서 정상회담

방일 일정 설명하는 안보실장     (서울=연합뉴스) 한상균 기자 = 위성락 국가안보실장이 9일 청와대 기자회견장에서 이재명 대통령 방일 일정을 브리핑하고 있다. 2026.1.9     xyz@yna.co.kr (끝)
방일 일정 설명하는 안보실장 (서울=연합뉴스) 한상균 기자 = 위성락 국가안보실장이 9일 청와대 기자회견장에서 이재명 대통령 방일 일정을 브리핑하고 있다. 2026.1.9 xyz@yna.co.kr (끝)

이재명 대통령이 오는 13일부터 1박2일 일정으로 일본 나라현을 찾아 다카이치 사나에 총리와 두 번째 정상회담을 갖는다. 중일 갈등이 깊어지는 상황에서 새해 초 양국을 연달아 찾는 것으로 이념적 틀에 갇히지 않고 국익과 관계 복원이라는 실무적 성과를 우선하겠다는 취지의 행보다. 청와대는 양 정상이 과거사 문제 해결을 위한 인도적 협력은 물론, 국제 정세에 공동 대응하기 위한 미래지향적 파트너십 구축에 머리를 맞댈 것이라고 밝혔다.

위성락 국가안보실장은 9일 청와대 춘추관에서 브리핑을 열고 한일 정상회담 일정과 의제를 공식 발표했다. 이번 방문은 지난해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당시 이 대통령이 셔틀 외교의 차기 장소로 다카이치 총리의 고향인 '나라'를 제안하고, 일본 측이 이를 수용해 공식 초청하면서 성사됐다.

이로써 다카이치 총리 취임 후 3개월이 채 되지 않은 시점에 양국 정상은 벌써 세 번째 공식 회담을 갖게 됐다. 청와대는 이를 두고 양국 정상이 상호 방문을 조기에 실현하며 수시로 소통하는 셔틀 외교를 공고히 한다는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이 대통령은 13일 오후 나라에 도착해 다카이치 총리와 소수 인원만 배석하는 단독 회담 및 확대 회담을 잇달아 가진다. 이어 공동 언론 발표와 환담, 만찬까지 함께하며 친교를 다질 예정이다. 위 실장은 “공동 언론 발표는 공동 문건을 만드는 게 아니라 공동으로 언론 앞에 서서 각자 발표하는 형태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다음 날인 14일 오전에는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이자 한반도와 일본의 유구한 교류 역사를 상징하는 호류지를 함께 시찰한다. 이 대통령은 이후 오사카 등 간사이 지역 동포들과 간담회를 가진 뒤 귀국길에 오른다.

이번 회담은 1500년 전 고대 한일 교류의 중심지였던 나라에서 열리는 만큼, 정상 간의 유대를 강화하고 미래지향적인 발전 방안에 대한 공감대를 확고히 하는 계기가 될 전망이다. 지식재산권 보호와 AI 등 미래 분야를 비롯해 초국가 범죄 대응, 인적 교류 등 민생에 직결된 실질 협력 방안도 폭넓게 다뤄진다. 특히 조세이 탄광 유해 발굴과 DNA 조사 등 과거사 문제에 대한 인도적 차원의 협력도 주요 의제로 꼽힌다. 위 실장은 이와 관련해 “과거사 문제는 한일 간에 언제나 있다며 현존하는 이슈이자 과거의 문제지만 현재 진행형인 이슈인 만큼 잘 담아서 미래 협력에 지장이 안 되게 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부는 이번 회담을 통해 협력의 선순환 구조를 만든다는 구상이다. 위 실장은 대일 관계의 방향성에 대해 “현재와 미래에 대한 협력을 구축하고 축적함으로써 그로부터 발생하는 호의와 긍정적 에너지를 최대한 모으는 것”이라며 “햇볕 좋은 때 좋은 실적을 내고, 나중에 어려운 일을 다뤄야 할 비 올 때가 오면 그동안 축적해온 에너지로 어려운 이슈를 풀어보려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좋은 협력을 바탕으로 그 동력을 통해 어려움이 있어도 서로 유연성을 발휘해 난제를 풀어가게 되면, 거기서 나오는 새로운 동력이 더 많은 협력을 추구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한 양국은 역내 평화와 안정을 위한 중요한 파트너로서 한반도 및 글로벌 현안에 대한 긴밀한 소통 채널을 구축할 방침이다. 최근의 중일 갈등 상황에 대해서도 양 정상이 충분히 의견을 교환하며 협력을 심화할 것으로 기대된다.

일각에서 제기되는 다카이치 총리의 보수적 성향에 따른 우려에 대해 위 실장은 “정상들의 성향과 관련한 고정관념이 있지만 현재 한일 관계를 보면 꼭 맞지 않는다는 것을 알 수 있다”며 “다카이치 총리가 정치인으로서 표시했던 입장들과 현재가 반드시 동일하다고 볼 필요는 없으며, 지금까지 두 정상이 이끌어온 한일 관계는 좋다”고 강조했다.

청와대는 이번 방문이 한일 간의 신뢰와 협력을 쌓는 이정표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위 실장은 “다카이치 정부가 출범했을 때도 일각의 우려가 있었고 우리 정부 들어왔을 때 일본도 우려가 있었을 수 있지만, 지금의 행보는 그런 우려를 불식시키는 과정”이라며 “이번 방문을 통해 한일 간의 파트너십을 돈독히 하는 새로운 장을 열어가려 한다”고 밝혔다.

최호 기자 snoop@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