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 축산업은 지금 중요한 변곡점에 서 있다. 생산성과 효율을 넘어, 동물의 생명과 복지를 존중하는 가치가 산업의 지속 가능성을 결정하는 핵심 기준으로 자리 잡고 있기 때문이다. 국민은 '더 안전한 먹거리' '더 책임 있는 축산'을 요구하고 있으며 축산업은 이러한 기대에 응답해야 한다. 동물복지는 단순한 트렌드가 아닌, 국민 신뢰를 확보하고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키우기 위한 선택의 기준이 되고 있다. 이제 우리는 축산업의 새로운 기준과 미래 전략을 세워야 할 때다.
정부는 이러한 흐름에 대응하기 위해 '제3차 동물복지 종합계획(2025~2029)'를 수립하고, 농장동물 복지기준 강화, 인증제도 개선, 사회적 신뢰 확대, 농가 지원체계 정비 등 다양한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특히 축종별 복지 수준을 높이기 위한 표준화된 관리체계 구축과 과학 기반 정책 마련을 국가 차원의 핵심 과제로 제시하고 있다. 이제 동물복지는 우리 축산업의 경쟁력을 높이는 중요한 전략 분야로 자리 잡고 있다.
국립축산과학원은 이러한 국가 정책을 현장에서 실현하는 중심 기관으로서 축종별 '동물복지 가이드라인' 마련을 주도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올해에는 산란계, 육계, 돼지 가이드라인 초안을 개발해 농식품부에 제공했고 농식품부는 이를 바탕으로 정식 가이드라인을 확정해 현장에 보급하는 역할을 맡아 추진하고 있다. 이는 현장 실효성 강화와 표준 관리 기준 확립을 통해 일반농가의 동물복지 인식 제고와 동물복지 인증 농가 확대의 기반을 마련하는 중요한 성과다. 2026년에는 한·육우와 젖소, 2027년에는 오리와 염소까지 적용 범위를 확대할 계획이다. 연구기관과 정부 부처가 역할을 분담해 추진함으로써, 정책의 체계성과 현장 실천 가능성을 동시에 높이고 있다.
가이드라인에는 사료, 음수, 환경관리(축사 내 온·습도 관리), 축산법에 근거한 사육밀도, 깔짚관리, 환경풍부화물 제공, 질병 예방, 스트레스 완화 등 핵심 복지 요소가 과학적 근거에 기반해 체계적으로 제시됐다. 농가가 바로 활용할 수 있는 실천형 기준으로 구성해 정책과 현장 간의 간극을 줄인 점이 특징이다. 앞으로는 가이드라인을 기반으로 사례 축적과 현장 피드백을 반영해 지속 보완해나갈 계획이다.
국립축산과학원은 가이드라인 개발뿐 아니라, 현장 컨설팅과 기술 지원, 농가 교육 자료 제공 등을 지속해 실제 적용과 확산을 뒷받침할 것이다. 더불어 기후변화 대응 기술, 디지털 축사 관리 기술 등 미래 환경 변화에 대비한 연구도 중점 추진해, 우리 축산업의 지속 가능한 발전을 선도하겠다. 국제 기준에 부합하는 관리체계를 갖추는 일 또한 계속 강화할 것이다.
동물복지는 생산자와 소비자, 그리고 가축 모두에게 이익을 주는 길이다. 가축의 삶을 존중하는 농장은 국민에게 신뢰를 주고, 산업의 지속 가능성을 지켜주는 기반이 된다. 국립축산과학원은 과학적 연구와 현장 중심의 기술을 바탕으로 우리 축산업이 더욱 책임 있고 품격 있는 산업으로 발전해 나가도록 앞으로도 최선을 다해 지원해 나가겠다.
강민구 농촌진흥청 국립축산과학원 축산생명환경부장 min7066@korea.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