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금융권 지배구조에 칼날…8대 은행지주 특별점검 돌입

(왼쪽부터) 우리은행·NH농협은행·신한은행·하나은행·KB국민은행 본점 사진제공=각 사
(왼쪽부터) 우리은행·NH농협은행·신한은행·하나은행·KB국민은행 본점 사진제공=각 사

금융감독원이 국내 8개 은행지주회사 지배구조 실제 운영실태에 대한 특별점검에 나선다. CEO 셀프연임과 이사회 무력화 등 지배구조 모범관행 형식적 이행을 집중 검증해 은행권 경영 투명성을 높이겠다는 방침이다.

금감원은 전체 금융지주를 대상으로 지배구조 특별점검을 실시한다고 14일 밝혔다. 사외이사 실제 활동 내역을 바탕으로 CEO 승계 절차와 이사회 독립성 등 지배구조 전반 적정성을 점검할 예정이다.

금감원은 앞서 2023년 12월 업계·학계와 함께 지배구조 모범관행을 마련했다. CEO 선임 및 경영승계 절차, 이사회의 집합적 정합성과 독립성, 이사회 및 사외이사 평가 체계, 사외이사 지원 조직 등 4개 테마와 30개 핵심 원칙을 제시했다.

은행권은 2024년부터 모범관행을 본격 이행하며 관련 내규 정비와 위원회 구성 개선 등 외형적·제도적 측면에서 상당 부분 개선됐다. 그러나 실제 경영 의사결정 과정에서는 모범관행 취지를 형식적으로만 이행하거나 운영 단계에서 편법적으로 우회한다는 지적이 지속됐다.

금감원이 이날 구체적 사례를 들어 문제를 지적했다. A 은행지주는 롱리스트 선정 직전 이사의 재임 가능 연령을 만 70세로 변경해 현 회장에게 유리하게 규정을 바꿨다. B 은행지주는 내·외부 후보 서류 접수 기간이 달력상 15일이지만 실제 영업일로는 5일에 불과했다.

C 은행은 이사회 구성의 집합적 정합성 확보를 위한 BSM(Board Skill Matrix) 상 전문성 항목을 자의적으로 해석했다. 상호 상관성이 없는 소비자 보호와 리스크 관리를 단일 전문성 항목으로 운용하는 등 이사회 구성의 집합적 다양성을 왜곡했다.

D 은행지주는 사외이사 평가 시 외부 평가 기관 등 객관적 평가 지표를 활용하지 않고 단순 설문 방식으로만 평가했다. 평가 대상 전원에게 재선임 기준 등급인 우수 이상을 부여하는 등 평가의 실효성이 부족했다.

금감원은 점검 결과를 토대로 은행지주별 우수 사례와 개선 필요 사항을 발굴해 향후 추진될 '지배구조 선진화 TF' 논의에 반영할 예정이다. 점검 결과를 은행권과 공유해 자율적 개선도 유도한다.

최근 개정된 상법에 따라 사외이사가 주주 이익을 객관적이고 공정하게 대변할 수 있도록 지배구조 건전성을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금감원은 향후에도 모범관행 이행 현황 점검과 검사를 통해 은행권 지배구조 선진화를 지속 추진할 계획이다.

김시소 기자 sis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