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철강산업 고도화 방안 중 하나로 추진되는 철근 구조조정 논의가 좀처럼 진전을 보이지 않고 있다. 업계 전반에서 감산 필요성에 대한 공감대는 형성됐지만 수익성 악화, 건설 경기 회복 기대감 등과 맞물리며 감산 추진까지 나아가지 못하는 모습이다.
1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철근 감산에 대한 8대 제강사의 의견 교환은 이뤄지고 있으나 구체적인 감산 규모나 방식에 대한 논의에는 아직 착수하지 못했다.
앞서 정부는 철강산업 고도화 방안을 발표하며 범용 제품은 철근 중심의 구조조정을 추진하겠다는 계획을 제시했다. 철근의 경우 수입재 침투율이 3% 수준으로 타제품에 비해 낮고 기업의 자발적 설비 조정 노력이 미진하기 때문이다. 정부는 인센티브 부여 등을 통해 업계의 자발적인 감산을 유도한다는 방침이다.
정부는 조만간 철근의 설비 규모 조정 계획을 구체화한다는 계획이지만 업계에서는 감산 여부를 두고 견해차가 큰 상황이다.
가장 큰 걸림돌은 수익성이다. 철근 생산 1·2위인 현대제철과 동국제강은 철근 이외에 제품을 통해 수익성을 확보할 수 있지만 제품 포트폴리오가 제한적인 일부 제강사들은 철근이 주력 제품이어서 감산 시 매출 감소가 불가피하다는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
설비 투자 회수 문제도 부담 요인으로 꼽힌다. 일부 제강사들은 비교적 최신 설비를 가동하고 있다. 상당한 자금을 투입해 효율적인 생산 체계를 구축한 만큼, 설비 가동률을 낮추는 데 소극적인 입장이다.
전방 산업인 건설 경기의 회복에 대한 기대감도 감산 논의를 어렵게 만드는 요인이다. 건설 경기는 주택 시장 침체 등으로 장기 불황에 빠져 있지만 향후 대규모 인프라 투자 등을 계기로 반등할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이 경우 선제적으로 감산에 나선 업체들이 시장 점유율과 수익성을 동시에 잃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감산했을 때 감산하지 않은 타 업체에게 시장을 빼앗길 수 있다는 등의 눈치싸움이 있다”며 “건설 경기 반등, 투자금 회수, 노조 등 다양한 요인도 존재해 감산을 논의하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밝혔다.
조성우 기자 good_sw@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