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스마트폰 생산량 15% 감소한다…치솟는 메모리값 영향

마이크론 HBM4
마이크론 HBM4

메모리 원가 상승이 스마트폰 등 완성품 제조사 생산량에도 큰 영향을 미치기 시작했다. 지난해 말까지만 해도 메모리 원가 상승분을 제조사가 감내하고 소비자에게 가격을 전가할 것으로 전망됐지만, 최근에는 메모리 가격 인상 폭이 예상보다 훨씬 크다는 우려가 나온다.

26일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 보고서에 따르면 2026년 기준 세계 스마트폰 생산량은 전년 대비 15%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일부 비관적인 시나리오를 고려하면 하락폭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지난해 말 IDC는 글로벌 스마트폰 출하량이 전년 대비 2.9~5.2%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글로벌 스마트폰 출하량 감소량을 2.1%로 전망했다. 시장조사업체 간 의견 차가 다소 있다고 해도 약 1개월 사이 출하량 전망이 비약적으로 하락한 것이다.

이번 전망치는 트렌드포스가 앞서 15일 내놓은 수치와 비교해도 차이가 크다. 당시 보고서는 생산 감소 전망치를 지난해 말 2% 감소에서 7% 감소로 하향 조정했는데, 이번에 15%로 경고 수위를 더욱 높인 것이다. 표현 역시 '명백한 역풍(Clear Headwinds)'에서 '비용 폭풍(Cost Storm)'으로 격상했다.

당시 트렌드포스가 전망한 7% 감소는 중국의 보조금 효과 감소, 신모델 가격 인상에 따른 판매 실적 저조, 완제품 스마트폰 재고 누적을 고려한 수치다. 이번 보고서는 인공지능(AI) 서버가 메모리 수요를 빠르게 흡수하고 원가가 폭등하자 제조사들이 이중고에 직면한 것으로 해석했다.

보고서는 “지난해 3분기 이후 누적된 가격 인상 폭이 시장 예상치를 훨씬 초과했다”며 “이것이 단순한 비용 상승을 넘어 생산 실적 악화로 직결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처럼 완성품 업계 전반에 원가 리스크 압력이 가해지면서 제조사들은 소비자 가격을 인상하고, 저가형 모델 생산을 축소하는 방향으로 대응하고 있다. 이와 동시에 미래 가용 자원을 확보하는 쪽이 더 중요하다고 판단, 기존 장기 계약(LTA)을 유지하는 전략을 택하고 있다.

영향은 스마트폰뿐만 아니라 노트북, 모니터 등 소비자 가전 부문 전반의 인플레이션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트렌드포스는 2026년 노트북 출하량 같은 기간 5.4%(약 1억7300만대) 줄어들고, 스마트폰과 마찬가지로 비관적 시나리오에서는 두 자릿수 감소(-10.1%)까지 이어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온디바이스 AI 트렌드로 인해 노트북 1대당 필요한 D램 용량이 기존 8GB에서 최근 16GB, 32GB로 급증해 메모리 원가 부담이 더욱 커진 것이 원인이다.

앞서 이미 지난해 4분기부터 스마트폰과 노트북, 게임 콘솔 생산 업체들은 메모리 가격 인상 대응 방안으로 출하품의 제품 사양을 단계적으로 낮춰왔다. 2026년 게임 콘솔 출하량 전망치 역시 전년 대비 3.5% 하락에서 4.4% 하락으로 더욱 하향 조정됐다.

이형두 기자 dud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