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성모병원 “자가면역간염, 조절 T세포 기능 이상 확인”

성필수 서울성모병원 소화기내과 교수, 권미현 가톨릭의대 간연구소 연구원.(왼쪽부터)
성필수 서울성모병원 소화기내과 교수, 권미현 가톨릭의대 간연구소 연구원.(왼쪽부터)

자가면역간염(AIH) 환자는 면역 조절의 핵심인 '조절 T세포(Treg)'가 체내에서 양적으로 증가하지만, 질적으로는 기능이 마비된 상태라는 사실이 규명됐다. 면역 억제를 담당해야 할 세포가 오히려 염증을 조장하는 환경에 노출돼 제 기능을 못 한다는 것이다.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 소화기내과 성필수 교수팀은 치료 경험이 없는 자가면역간염 환자의 혈액과 간 조직을 분석해 이같은 결과를 국제학술지 '헤파톨로지 인터내셔널' 최신호에서 발표했다.

성 교수 연구팀 분석 결과 자가면역간염 환자는 간 염증이 심해질수록 조절 T세포의 개체 수가 정상인보다 오히려 늘어나는 기현상을 보였다. 그러나 정상인 세포와 비교한 공동배양 실험에서 환자의 조절 T세포는 면역 억제 능력이 현저히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가면역간염 환자 조절 T 세포 기능 손상을 나타낸 이미지.
자가면역간염 환자 조절 T 세포 기능 손상을 나타낸 이미지.

기능 저하 핵심 원인은 '세포의 변질'로 꼽혔다. 단일세포 리보핵산(RNA) 분석 결과, 환자의 조절 T세포에서 'IL-7R' 단백질 발현이 증가했다.

IL-7R 발현은 조절 T세포가 본연의 억제 기능을 잃고 공격 성향을 가진 '효과 T세포'와 유사하게 성질이 변했다는 의미다.

자가면역간염은 면역체계가 자신의 간세포를 공격하는 질환이다. 피로감이나 오심 등 증상이 모호해 진단 시기를 놓치기 쉽다.

방치할 경우 15년 내 환자의 절반가량이 간경변증으로 악화된다. 특히 국내에서는 60대 여성 환자 비중이 높다. 성필수 교수는 “이번 연구는 자가면역간염 치료의 패러다임이 단순한 면역 억제를 넘어, 고장 난 조절 T세포의 기능을 회복시키는 쪽으로 전환돼야 함을 시사한다”며 “한국 환자 특성에 맞춘 새로운 치료 전략 수립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임중권 기자 lim9181@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