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 대신 일본 IT 대기업 택했죠”…4년제 문과생의 '인생 유턴' 스토리

공무원의 꿈을 접고 일본 IT의 심장부로 날아오른 한 청년의 이야기가 화제다. 4년제 대학 시절, 2년 반 동안 공무원 시험에 매진했던 남가현 씨가 그 주인공이다. 그는 다음달 6일 영진전문대학교 컴퓨터정보계열(일본IT과)을 졸업하고, 오는 4월 일본 케이블TV 업계 1위 기업인 '제이콤(J:COM)'에서 네트워크 엔지니어로 화려한 데뷔를 앞두고 있다.

남 씨의 전환점은 2023년이었다. 안정적인 공무원의 길을 쫓았지만, 가슴 한구석은 늘 해외 무대에 대한 갈증과 적성에 대한 의문으로 목말랐다. 그는 결단했다. 4년제 대학의 타이틀을 내려놓고 실무 중심의 영진전문대학교로 '유턴 입학'을 선택한 것.

남가현(앞줄 오른쪽서 두 번째) 씨 등 일본IT과 3학생들이 2025년 하계방학에 일본 연수차 출국하며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남가현(앞줄 오른쪽서 두 번째) 씨 등 일본IT과 3학생들이 2025년 하계방학에 일본 연수차 출국하며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하지만 비전공 문과생에게 코딩과 네트워크는 외계어와 같았다. 남 씨는 “첫 수업은 막막함 그 자체였다. 보이지 않는 벽 앞에 선 기분이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하지만 그는 주저앉는 대신 기초부터 다시 쌓아 올리는 '하학상달(下學上達)'의 길을 택했다.

그의 무기는 '지독한 성실함'이었다. 낯선 전공 용어를 익히는 동시에 일본어 공부를 병행했다. 그 결과, 입학 당시 기초 수준이었던 일본어는 1년 만에 최고 등급인 JLPT N1을 따냈고, 전공에서도 CCNA, AWS SAA, AZ-900 등 글로벌 IT 기업들이 탐내는 핵심 자격증들을 차례로 거머쥐었다.

특히 2학년 여름방학, 일본 현지 연수는 확신의 계기가 됐다. 직접 현지 네트워크 인프라를 둘러보고 바이어와 소통하며 '나도 이곳에서 당당히 일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었다.

남 씨가 합격한 제이콤(J:COM)은 일본 케이블TV 시장의 50%를 점유하는 거대 기업이다. 신입사원 교육 체계가 엄격하기로 유명한 이곳에서 남 씨는 대규모 네트워크 인프라를 운영·관리하는 핵심 엔지니어로 성장하게 된다.

영진전문대 캠퍼스
영진전문대 캠퍼스

그는 합격 비결로 “하루하루 쌓아온 작은 성취감”을 꼽았다. “낙숫물이 바위를 뚫듯(수적천석, 水滴穿石), 포기하지 않고 매일 한 걸음씩 나아간 것이 결국 일본 대기업 취업이라는 결과로 이어졌다”며 웃어 보였다.

입사를 코앞에 둔 남 씨의 목표는 명확하다. “장애 원인을 1초라도 빨리 찾아내 안정적인 서비스를 제공하는 최고의 네트워크 전문가가 되는 것”이다. 그는 진로를 고민하는 후배들에게 진심 어린 조언도 잊지 않았다. “전공이 다르다고, 나이가 많다고 주저하지 마세요. 방향이 틀렸다고 느꼈을 때 과감히 핸들을 꺾는 용기가 지금의 저를 만들었습니다.”

한편, 영진전문대학교 컴퓨터정보계열 일본IT과는 지난 17년간 625명의 졸업생을 일본에 취업시키며, 국내에서 일본 IT 취업에 특화된 독보적인 학과로 자리매김해 왔다. 졸업생들은 소프트뱅크, 라쿠텐, NTT, J:COM, 키라보시은행 등 일본 주요 대기업과 상장기업에 진출하며 경쟁력을 입증하고 있다.

대구=정재훈 기자 jho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