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물 잎 성장 조절 기전 첫 규명…맞춤형 작물 개발 활용 가능성 제시

miR165 생합성 조절을 통한 관다발 유래 RNA 결합 단백질의 잎-관다발 발달 통합 모델 개념도. (POSTECH 제공)
miR165 생합성 조절을 통한 관다발 유래 RNA 결합 단백질의 잎-관다발 발달 통합 모델 개념도. (POSTECH 제공)

국내 연구진이 식물의 영양분 수송로인 체관에서 나온 특정 신호가 잎의 전체 모양을 빚어내는 핵심 원리를 발견했다.

한국연구재단은 황일두 포스텍(POSTECH) 교수 연구팀이 체관 유래 단백질인 'JUL1'이 마이크로RNA 생성을 제어해 잎의 균형 잡힌 발달을 유도한다는 사실을 규명했다고 2일 밝혔다.

식물은 잎에서 광합성을 통해 영양분을 만들고, 이를 체관을 통해 온몸으로 보낸다. 그동안 과학계에서는 잎과 체관의 발달이 밀접하게 연관돼 있을 것으로 추측해 왔으나, 두 조직이 어떤 분자적 기작으로 통합 조절되는지는 베일에 싸여 있었다.

연구팀이 기존 체관 발달을 억제하는 것으로 알려졌던 JUL1 단백질에 주목한 결과, 이 단백질이 잎 아랫면에서 잎 형태를 결정하는 유전 물질인 'miR165/166'의 농도를 조절하는 역할을 수행함을 확인했다.

실제 실험 결과 JUL1 단백질은 마이크로RNA 원료가 되는 전사체에 직접 결합해 이들이 성숙하는 과정을 억제했다. 이 단백질이 정상적으로 작동하지 않을 경우 잎 위아래 균형이 무너져 잎이 아래로 심하게 말리거나 체관이 비정상적으로 발달하는 현상을 확인했다.

연구팀은 이를 통해 줄기 속 체관 유래 단백질이 잎 모양을 결정하는 '구조적 축' 역할을 한다는 사실을 최초로 입증했다.

특히 RNA 구조 조절을 통해 마이크로RNA 생성을 저해한다는 새로운 조절 방식을 제시했으며, 식물 생물학의 오랜 난제 중 하나인 '조직 간 통합 발달'을 규명했다.

황일두 교수는 “광합성 산물이 이동하는 체관과 광합성이 일어나는 잎을 통합적으로 이해하는 것은 작물 생산성 증대에 필수적”이라며 “이번 연구 성과를 활용하면 작물 외형과 수송 능력을 최적화해 변화하는 환경에 강한 맞춤형 작물을 개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 성과는 국제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Nature Communications)'에 지난달 10일 온라인 게재됐다.

이인희 기자 leei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