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금·은 동시 급락…연준 인선 변수에 유동성 재조정

사진=비트코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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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트코인과 금·은이 동시에 급락하며 글로벌 투자 심리에 충격을 줬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차기 의장 후보 지명을 계기로 통화정책과 유동성에 대한 기대가 재조정되면서, 안전자산과 위험자산을 가리지 않는 동시 매도세가 나타나고 있다.

2일 비트코인 가격은 코인마켓캡 기준 약 7만5000~7만6000달러 선에서 등락하며 큰 폭의 조정 국면을 이어가고 있다. 케빈 워시 전 연준 이사가 차기 연준 의장 후보로 지명된 이후 주말 동안 8만달러 선을 하회했고, 지난해 4월 기록했던 단기 저점인 7만4000달러선에 근접했다. 단기간에 누적됐던 레버리지 포지션이 빠르게 정리되며 변동성이 확대됐다.

대표적인 안전자산으로 꼽혀온 금과 은 역시 예외는 아니었다. 지난달 30일(현지시간) 국제 원자재 시장에서 금은 하루 만에 11.39% 급락한 온스당 4745.10달러에 마감했고, 은 가격은 31.37% 폭락한 78.531달러까지 내려왔다. 연초 이후 한때 각각 25%, 70%에 달했던 금과 은의 누적 상승률은 단 하루 만에 각각 9%대, 11%대로 급격히 축소됐다.

시장에서는 이번 동시 급락의 이유를 케빈 워시 연준 의장 후보 지명을 지목하고 있다. 워시 후보는 연준이 그동안 풀어온 자금을 줄여야 한다는 입장을 가진 인물이다. 달러 가치 하락과 풍부한 유동성을 바탕으로 올랐던 글로벌 자산 가격이 조정을 받을 수 있다는 인식이 확산됐다. 그동안 비트코인과 금·은 가격을 떠받쳐온 핵심 배경은 연준의 완화적 통화정책과 풍부한 유동성이었다는 점에서, 정책 기대 변화가 자산 가격 전반에 동시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황병진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온스당 5000달러를 돌파하자마자 5600달러선까지 치솟았던 금 가격 랠리는 이미 과열 신호가 쌓여 있었다”라며 “케빈 워시 지명은 단기 차익실현 매물이 한꺼번에 출회될 계기를 제공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주말사이 급락은 단기 금 가격 상승 속도 조절일 뿐 하락세 전환이 아니다”라며 “올해 금 투자 비중 확대 의견을 유지한다. 다만 단기 차익실현과 저가 매수세 사이의 숨 고르기 장세를 예상한다”고 밝혔다.

시장에서는 이번 사태를 특정 자산의 문제라기보다 유동성 기대가 한꺼번에 되돌려지는 과정에서 나타난 '동시 디레버리징' 국면으로 보고 있다. 그동안 안전자산과 대체자산, 위험자산 간 경계가 흐려진 상태에서 유동성에 기대 상승해온 자산들이 동시에 조정을 받았다는 설명이다.

송혜영 기자 hybrid@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