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플러스] 반도체 기술부터 전투기까지…K-기술 해외 유출 전방위 확산

이미지=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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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기술패권 경쟁 속에서 대한민국 핵심 기술을 겨냥한 해외의 공격 시도가 전략 산업은 물론 국가 안보까지 위협하고 있다.

관련 업계와 IP 전문가 그룹이 집계한 실태 분석에 따르면, 지난 5년간(2020년~2024년 8월) 확인된 산업기술 해외 유출 시도는 97건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해당 기술들이 실제로 유출되었을 경우 발생했을 잠재적 피해액은 약 23조원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된다.

실제 적발 사례를 살펴보면 반도체 인력·공정기술은 물론 KF-21 전투기 기술, 잠수함 설계도 등 국가 기간산업과 국방 분야의 핵심 IP가 전방위적인 표적이 되고 있다. 경제적 손실은 물론 산업 전반과 국가 안보까지 위협을 미치는 상황이다.

IP를 활용한 수출 견제도 노골화되고 있다. 작년 미국 웨스팅하우스가 한국형 원전 수출을 저지하기 위해 IP 분쟁 수단을 동원, 체코 원전 사업 입찰에 차질을 빚게 한 사례가 대표적이다.

전문가들은 핵심 기술정보 유출이 주요국에선 간첩죄 등 국가안보 범죄로 취급돼 강력히 처벌되고 있지만 우리나라는 미흡한 상태라고 지적한다. 우리나라 역시 IP 보호를 안보 차원에서 재인식하고 적극적인 대응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실제 기술유출 수법이 다양해지고 있어 국가적 차원에서 대비가 시급한 상황으로 관측된다. 금품과 회유를 통한 인재 빼가기, 해외에서의 특허출원을 통한 기술 선점, 기업·연구실 위장취업, 핵심기술 보유기업 적대적 인수합병(M&A), 국제공동연구 위장, 사이버 해킹 등 전방위적인 기술 탈취 시도가 이뤄지고 있다.

특히 적대적 M&A는 해외 자본이 우리나라 첨단 기술을 보유한 중소기업을 인수해 특허권을 확보한 이후 본국으로 이전하는 방식으로 K-기술의 전략적 가치를 훼손할 수 있다. 기업 차원 손실을 넘어 국가 안보 및 산업 경쟁력 악화로 직결될 수 있다는 것이다.

IP 활용 생태계가 미비해 있다는 구조적인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유능한 발명가나 중소기업이 보유 특허를 사업화하거나 특허사용 계약으로 수익화할 경로를 찾지 못해, 기술이 헐값에 해외로 넘어가는 사례가 발생하고 있다. 이는 국내 기업에 악순환으로 이어지고 있다. 향후 해당 특허를 역으로 침해했다며 막대한 소송비용과 기술특허 사용료를 부담하게 되는 형태다.

IP 업계 관계자는 “국가 전략 자산이 외부에 유출돼 악용되고 경제적 주권을 상실하는 사례가 반복되고 있다”며 “국민성장펀드 등 대규모 국책 자본을 활용해 핵심 IP를 선제적으로 보호하고 수익화하는 공세적인 IP 안보 전략을 가동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진혁 기자 s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