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무역·세제·데이터 규제 전면 손질…韓 기업에 직접 부담

챗GPT가 생성한 가상의 이미지(출처:챗GPT)
챗GPT가 생성한 가상의 이미지(출처:챗GPT)

중국이 무역·세제·데이터 분야 전반의 경제·무역 법규를 대폭 정비한다. 관세 중심이던 통상 리스크가 비관세·제도 리스크로 확장되는 셈이다. 우리 기업의 대중국 사업 환경에도 직접적인 부담이 될 수 있다는 평가다.

한국무역협회(KITA)는 4일 중국 법무법인 뚜정(渡正)과 '2026년 달라지는 중국의 20대 주요 경제무역 법규' 보고서를 공동 발간했다. 중국의 주요 법·제도 개편 내용이 담겼다.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은 1월부터 대외무역법, 증치세법, 네트워크 안전법, 개인정보 해외이전 제도 등을 연쇄적으로 손질하며 통상·세제·데이터 관리 체계를 한층 강화 중이다.

가장 주목되는 변화는 대외무역법 개정이다. '불공정 거래'와 '차별 조치'를 이유로 외국 개인이나 조직에 대해 상품·기술·서비스 교역을 제한하거나 금지할 수 있는 법적 근거를 명문화했다. 기존 행정 판단에 의존하던 조치가 법률에 근거한 제재 체계로 전환된 것이다. 국제 정세 변화에 따라 무역 제재를 보다 신속하고 유연하게 적용할 수 있는 구조가 마련됐다는 분석이다.

세제 분야에서는 30년간 잠정조례로 운영돼 온 증치세 제도가 법률로 격상된다. 서비스와 무형자산에 대한 과세 기준이 '소비지 원칙'으로 명확해졌다. 한국 본사가 개발한 소프트웨어를 중국 법인이 사용하거나 디자인·지식재산권을 중국 내 제품에 적용할 경우에도 증치세가 일관되게 부과된다. 회색지대에 있던 무형자산 거래가 과세 대상으로 편입되는 셈이다.

관세 정책에서도 첨단 제조, 녹색 전환, 의료·민생 분야를 중심으로 900개가 넘는 수입 품목에 대해 최혜국대우(MFN) 세율보다 낮은 잠정세율을 적용하기로 했다. 리튬이온 배터리 재활용 블랙매스, 일부 의료용 소재 등 전략 산업과 공급망 안정에 필요한 품목이 포함됐다.

데이터 규제는 우리 기업에 가장 직접적인 부담 요인으로 꼽힌다. 네트워크 안전법 개정을 통해 허위 정보, 알고리즘 차별 등 인공지능(AI) 남용에 대한 규제를 신설한다. 개인정보 해외이전 인증 제도도 본격 시행한다. 중국에서 수집한 개인정보를 해외로 이전하려면 사전 안정성 평가를 받고, 중국 내 지정 대리인을 통해 인증을 받아야 한다. 단순한 IT 규제를 넘어 기업의 데이터 관리 체계와 내부 시스템 전반을 점검해야 하는 상황이다.

이번 개편은 단기적 규제 강화가 아니라 '상시 리스크 구조화'라는게 KITA 설명이다. 관세 인상처럼 눈에 보이는 변수보다 법·제도 해석과 집행 과정에서 발생하는 불확실성이 커졌다는 것이다. 특히 무형자산 거래, 플랫폼·콘텐츠 사업, 크로스보더 데이터 활용 기업일수록 영향이 클 것으로 전망된다.

KITA는 단순 규정을 숙지하는 수준을 넘어 계약 구조, 세무 처리, 데이터 이전 방식까지 재점검해야 한다는 제언했다.

안영국 기자 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