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 외식 브랜드의 글로벌 무대가 바뀌고 있다. 한때 중국 중심이던 해외 진출 축이 미국으로 이동했다. 매장 수 확대와 함께 진출 국가도 다변화되는 추세다.
5일 농림축산식품부와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가 발표한 지난해 '외식기업 해외진출 실태조사'에 따르면 국내 외식기업 122곳이 56개국에 진출해 139개 브랜드, 4644개 매장을 운영 중이다. 5년 전보다 기업 수와 브랜드 수는 줄었지만 매장 수는 24.8% 늘었다.
시장 구도 변화가 가장 두드러졌다. 미국은 1106개 매장으로 중국을 제치고 최대 시장으로 올라섰다. 2020년 대비 두 배 이상 늘었다. 반면 중국은 같은 기간 39.3% 감소하며 2위로 내려왔다. 베트남은 634개 매장으로 3위를 유지했다. 동남아 비중은 여전히 높았지만 북미와 유럽으로의 확산이 눈에 띄었다.
미국 시장 성장은 대형 프랜차이즈가 이끌었다. 치킨과 제과제빵 브랜드가 전국 단위 확장에 성공하며 매출과 매장 수를 동시에 키웠다. 중국과 동남아에 의존하던 양적 확대 국면을 지나 외식 선진국에서 수익성을 확보하는 단계로 접어들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일본도 변화의 축으로 떠올랐다. 매장 수가 5년 새 68.2% 늘며 처음으로 상위 10위권에 진입했다. 교민 중심 소비에서 벗어나 현지 MZ세대를 겨냥한 치킨과 디저트 업종이 성장의 중심에 섰다. 베트남에서는 떡볶이와 버거 등 업종 다변화가 진행되며 안정적 확장이 이어졌다.
업종별로는 치킨전문점과 제과점업이 해외 매장의 약 64%를 차지했다. 한식 음식점업은 매장 수가 늘었지만 비중은 소폭 줄었다. 커피전문점과 기타 음료 업종은 전반적으로 축소됐다. 글로벌 입맛을 선도하는 분야가 점차 명확해지고 있다는 신호로 읽힌다.
다만 시장이 넓어질수록 운영 부담도 함께 커지고 있다. 조사에 따르면 해외 매장 운영 과정에서 가장 큰 애로로는 식재료 수급 문제와 현지 법·제도 대응이 꼽혔다. 특히 해외 진출을 준비 중인 기업일수록 법률·세무·위생 규제에 대한 전문 자문 수요가 높게 나타났다. 이에 농식품부는 단계별 맞춤형 지원과 외식기업·식자재 수출 연계, 국가·권역별 시장 정보 제공을 강화할 방침이다.
정경석 농식품부 식품산업정책관은 “외식기업의 해외 진출은 매장 수 확대를 넘어 한식 문화와 식품산업 경쟁력을 함께 높이는 과정”이라며 “현장 수요에 맞춘 지원으로 K-외식의 지속 성장을 뒷받침하겠다”고 말했다.
박효주 기자 phj20@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