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학급 안에서 늘 서로 다른 학습 속도를 가진 학생들이 함께 있다. 같은 교과서, 같은 진도를 따라가지만, 출발선은 제각각이다. 교실 안 학습 격차는 오래된 과제지만, 이를 구조적으로 해결하기란 쉽지 않다. 안익재 송정초등학교 교사는 이 문제를 '보충'이나 '분리'가 아닌, 수업 설계 자체를 바꾸는 방식으로 접근했다.
안 교사의 수업 사례는 수학 AI 코스웨어 '스쿨플랫'을 활용한 수업 설계로, 제1회 스쿨플랫 활용 사례 공모전에서 대상을 받으며 주목을 받았다. 특정 도구 활용을 넘어, 교실 안에서 모든 학생이 각자의 속도로 성장할 수 있는 자기주도 학습 흐름을 실제 수업에 구현했다는 점에서다.
송정초는 학기 초 전교생을 대상으로 맞춤형 학업성취도 자율 평가를 실시하는 연구학교다. 안 교사가 맡은 학급 역시 수학 교과 성취 수준이 1수준부터 4수준까지 고르게 분포돼 있었다. 특히 기초학력 보장이 필요한 1수준 학생이 10.5%를 차지하는 등 격차가 뚜렷한 구조였다.
안 교사는 “모두에게 같은 문제를 풀게 하거나, 일부 학생만 따로 지도하는 방식으로는 학습 격차를 해결하기 어려웠다”며 “교실 안에서 각자의 수준에 맞는 학습이 동시에 일어나는 구조가 필요했다”고 설명했다.
그가 선택한 해법은 수업을 하나의 학습 루틴으로 재설계하는 것이었다. 이는 '개념 익히기·도전하기·재도전하기·확장하기'로 이어지는 학습 루틴으로, 교실 내 수준 차이를 고려한 수업 설계 방식이다. 수업 시간에는 핵심 개념을 함께 정리하고, 이후 학생들은 각자 수준에 맞는 문제로 도전에 나선다. 틀린 문제는 그대로 넘기지 않고, 스쿨플랫의 오답 분석과 유사 문제 기능을 활용해 완벽히 이해할 때까지 다시 도전한다. 상위 수준 학생들은 자연스럽게 심화 과제로 확장된다.
![[에듀플러스]“같은 진도, 다른 출발선…교실 안에서 완성된 자기 주도 수학 수업”](https://img.etnews.com/news/article/2026/02/06/news-p.v1.20260206.75b0c5920fa74ba8bfac12f7476d0797_P1.png)
이 과정에서 교사는 학습 대시보드와 원클릭 보고서를 통해 학생별 학습 현황을 한눈에 확인하며, 필요한 지점에만 개입한다. 안 교사는 “모든 학생에게 재도전의 기회를 주는 것이 가장 중요하지만, 현실적으로 가장 어려운 부분”이라며 “학습지 제작과 모니터링이 자동화되면서 수업의 지속성이 생겼다”고 말했다.
수업 변화는 결과로도 나타났다. 학기 초 '미도달' 수준이었던 학생 2명 전원이 학기 말 기초학력 진단에서 '도달' 수준으로 변화했고, 다수 학생의 단원평가 점수 역시 안정적으로 향상됐다. 이는 교실 안에서 수준별 학습이 실제로 작동했음을 보여주는 사례로 평가된다. 무엇보다 눈에 띈 변화는 성취도보다 학생 태도였다. 레이더 차트로 분석한 자신감, 흥미, 학습 의욕 등 비인지 영역의 모든 지표가 3월 대비 10월에 뚜렷하게 향상되며, 수학을 대하는 학생들의 태도 역시 긍정적으로 변화했다.
학생들은 “틀려도 다시 해볼 수 있어서 부담이 줄었다”, “내 수준에 맞는 문제라 끝까지 풀 수 있었다”는 소감을 남겼다. 안 교사는 “점수 상승보다 중요한 건, 학생들이 수학을 대하는 태도가 달라졌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안 교사는 이 수업이 특정 기능 하나로 완성된 것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그는 “스쿨플랫은 수업을 대신해 주는 도구라기보다, 교사가 수업을 다시 설계하고 운영할 수 있도록 기반을 만들어주는 역할을 했다”라고 말했다. 이어 “교사의 수업 설계와 이를 뒷받침하는 지원 체계가 함께 작동할 때, 교실 안 변화가 가능해진다”라고 덧붙였다.
최근 학교 현장에서는 학습 지원 소프트웨어(SW) 활용에 대한 검토와 준비가 필수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안 교사는 “행정적 기준과 절차에 대한 검토와 함께, 실제 수업에서 어떤 변화를 만들어낼 수 있는지도 중요하다”라며 “이번 사례가 현장에서 참고할 수 있는 하나의 선택지로 활용되길 바란다”라고 말했다.
마송은 기자 runni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