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 나눠 뽑겠다는 KT 쇄신안 '시차임기제' 효과 우려

kt 사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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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이사후보추천위원회가 사외이사 3명 교체를 주축으로 한 쇄신안을 내놓은 가운데, 이사회 임기를 분산형으로 배치한 부분이 '시차임기제' 효과를 낼수 있다는 우려를 사고 있다.

10일 KT는 이사회를 열고 전날 마련한 사외이사 추천안을 확정했다.

앞서 KT 이사회 산하기구인 이사후보추천위원회는 임기 만료와 해임으로 공석인 사외이사 4인 자리 중 3명의 후보를 확정하고 이사회 운영 전반에 대한 제도 보완 의사를 밝혔다.

4인 교체 수요 중 윤종수 전 환경부 차관이 연임하고, 미래기술 분야에 김영한 숭실대 교수, 경영 분야에 권명숙 전 인텔코리아 대표가 신규 추천됐다. 회계분야는 공석으로 뒀다.

KT 이사회는 부문장 급 이상 인사 의결과 기득권 논란 등에서 자유롭지 못했는데, 3인 이사가 떠나고, 인사권 개입 조항을 의결에서 협의로 전환했다. 박윤영 차기 대표이사 후보 취임을 앞두고, 경영권과 관련된 일부 개선이 이뤄진 것으로 평가됐다.

하지만, 이사회 기득권 유지를 지속되기 위한 장치가 남아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KT 이사회는 “사외이사 후보 선임 방식을 기존의 4명(절반)씩 교체하는 집중형 구조에서 안정적인 분산형 교체 구조로 전환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이같은 '임기분산' 구조는 이사 시차임기제 효과와 유사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사 선임 시기와 임기를 인위적으로 분산시켜, 주요 주주 개입에 의한 이사회 전면 교체를 구조적으로 무력화할 수 있다는 우려다.

시차임기제는 특정 시점에 이사 교체 수요가 몰리는 것을 막아 주주들이 이사회 과반을 장악하거나 전원 교체를 시도를 차단한다. 적대적 인수합병(M&A) 등 방어 효과를 지니지만, 이사회에 대한 주주의 견제가 약화돼 주요 의결권 자문기관, 국민연금 등은 시차임기제에 반대하는 입장이다.

실제 한국ESG기준원(KCGS) 가이드라인과 OECD 기업지배구조 원칙에서는 이같은 시차임기제를 주주 권한을 제약하는 방어 수단으로 보고 도입을 경계한다. 국민연금 역시 의결권 행사지침에서 시차임기제 반대를 규정한다.

물론 KT는 시차임기제를 정관 등에 제도화하진 않았지만, 분산형 이사임기를 통해 유사한 효과를 내며 회사 경영 최고 우위에 놓고 기득권화하려 한다는 비판에서 자유롭지 못하다는 지적이다.

한 대학교수는 “이사회 연속성과 안정성 측면에서 임기 교체 시점을 분산화하는 것은 합리적이지만 외부(주주) 개입을 차단하는 알박기로 악용되는 점을 방지할 수 있는 규정 마련이 병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KT에 정통한 관계자는 “소유분산기업에서 정관상 이사 수의 상한을 10인 이하로 제한하는 것도 주주제안을 통한 이사회 구성에 제약이 있다는 점에서 개정이 필요하다”면서 “권한이 비대해진 사외이사가 경영 결정에도 영향력을 미친다면 지배구조 불균형이 지속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박준호 기자 junh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