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별도 전력이나 제어 장치 없이도 열을 외부로 방출하는 '투명 복사냉각 필름' 기술이 개발됐다. 다양한 환경에서 실제 적용 실험을 통해 실제 냉방 에너지를 20% 이상 절감하는 효과를 거뒀다.
한국연구재단은 고승환 서울대 교수, 강 첸 미국 메사추세츠공대(MIT) 교수, 현대차·기아의 기초소재연구센터 및 열에너지통합개발실 연구팀이 공동으로 차량 유리에 적용 가능한 대면적 투명 복사 냉각(STRC) 필름을 설계·제작했다고 11일 밝혔다.
여름철 태양 복사에 노출된 차량은 실내 온도가 빠르게 상승해 막대한 냉방 에너지를 소비한다. 기존 차량용 로이(Low-E) 코팅이나 틴팅 필름은 태양 빛 유입만 일부 차단할 뿐, 이미 실내에 축적된 열을 효과적으로 방출하지 못해 냉각 효과에 한계가 있었다.
연구팀은 가시광 투과율 70% 이상을 유지하면서도 태양 근적외선을 반사하고, 중적외선 영역에서 차량 내부 열을 외부로 방출하는 다층 구조의 대면적 투명 복사냉각 필름을 개발했다.
이 필름은 전기에너지를 소비하지 않고 차량 실내 온도 상승을 억제하고, 열쾌적성 도달 시간을 축소해 전기자동차의 전기 소모를 최소화할 수 있다.
연구팀은 한국, 미국, 파키스탄 등 서로 다른 기후 지역에서 여름과 겨울, 주차 및 주행 조건을 포함해 실차 실험을 수행했다.
그 결과 대면적 투명 복사 냉각 필름을 적용한 차량은 여름철 주차 조건에서 실내 공기 온도 최대 6.1°C 감소, 냉방 에너지 소비 20% 이상 절감 효과를 확인했다.
특히 여름철 냉방 에너지 절감 효과는 겨울철 난방 증가분을 크게 상회했다. 또 실차 데이터를 반영한 시뮬레이션 결과 에어컨 작동 후 쾌적 상태에 도달하는 시간이 17분 단축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이 기술을 미국 전체 승용차에 적용할 경우 연간 약 2540만톤의 이산화탄소 배출 저감이 가능하며, 이는 도로 위 차량 약 500만대를 제거하는 것과 동등한 효과를 나타낸다고 분석했다.
고승환 교수는 “투명 복사냉각 기술이 실제 차량 환경에서도 적용 가능함을 실증적으로 보여준 첫 사례”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 성과는 에너지·환경 분야 국제저명학술지 '에너지 앤드 인바이런멘탈 사이언스(Energy & Environmental Science)'에 지난 4일 온라인 게재됐다.
이인희 기자 leei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