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중앙정보국(CIA)이 중국 군부 부패 의혹에 불만을 품은 내부 인사를 겨냥한 휴민트(인적정보망; Human Intelligence) 모집 영상을 공개했다.
12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블룸버그 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CIA는 이날 중국군 내부에서 정보원을 모집하기 위한 신규 홍보 영상을 온라인에 공개했다.
중국어로 제작된 이 영상은 1분 35초 분량으로, 조직 내 부정부패로 인해 설 자리를 잃은 중국군 중간 장교가 가족을 지키기 위해 CIA에 접촉하는 이야기를 그렸다.
영상에서 가상의 중국군 중간급 장교는 “날이 갈수록 당 지도부가 지키려는 것은 자기 주머니뿐”이라며 “그들은 거짓을 토대로 경력을 쌓았지만 서서히 무너지고 있고, 우리는 그들이 남긴 혼란을 수습해야 한다”고 말한다.
화면은 가족과 시간을 보내는 장교의 모습으로 전환된다. 장교는 “그들의 광기가 내 딸의 미래에 영향을 미치도록 내버려 둘 수 없다”고 다짐한다.

이어 노트북을 펼쳐 파일을 보내는 장교의 모습과 CIA 로고가 차례로 나온다. 장교는 내레이션으로 “저는 군인이고, 조국을 지키기 위해 복무했으며, 이 길이 제가 복무하는 방식”이라며 '첩보 기관의 기밀 수집이 곧 나라를 위한 방법'이라고 말한다.
이 영상은 최근 불거진 중국군 수뇌부 부패 사건과 이를 둘러싼 숙청 의혹을 건드리고 있다.
지난 2023년 이후 중국 정부가 해임한 고위 관리는 10명 이상이다. 최근에는 중국 군 서열 2위인 장유샤 중국공산당 중앙군사위원회 제1부주석과 류전리 중앙군사위원 겸 연합참모부 참모장 등이 실각한 바 있다.
중국 국방부는 해임된 고위 장교가 통상 부패 혐의 조사를 의미하는 '중대한 기율 및 법률 위반'으로 조사받고 있다고만 밝혔지만, 일각에서는 정치적 도전 세력에 대한 숙청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CIA는 홍보 영상으로 이 문제에 불만을 품을 중국 내부 인사의 심리를 자극, 중국 내 정보망을 재건하려고 하고 있다.
이번 영상은 중국 관료들을 겨냥한 세 번째 영상이다. 익명을 요구한 CIA 관계자는 블룸버그에 “이 영상들은 수백만 명에게 도달했고, CIA의 새로운 정보원 확보에 도움이 되고 있다”며 “만약 이전 영상들이 효과가 없었다면 CIA는 계속해서 이런 영상을 배포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존 랫클리프 CIA 국장은 이메일 성명을 통해 “지난해 CIA의 중국어 영상 캠페인은 많은 중국 시민에게 다가갔으며, 더 많은 사람이 삶을 개선하고 조국을 더 나은 방향으로 변화시킬 방법을 찾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며, “우리는 중국 정부 관계자와 시민들이 함께 더 밝은 미래를 향해 나아갈 기회를 계속해서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CIA는 지난달 유튜브 등 여러 플랫폼을 통해 중국 정부의 눈을 피해 다크 웹이나 가상사설망(VPN)을 이용해 CIA에 연락하는 방법에 대한 지침을 소개한 바 있다.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