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온라인에서 유행 중인 '따뜻한 물 챌린지'는 별다른 준비 없이 실천할 수 있는 건강 습관으로 주목받고 있지만, 전문가들은 실제 효과가 과장됐을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한다.
호주 퀸즐랜드대학교 지역사회 건강·복지학과 로렌 볼 교수는 비영리 학술 매체 더 컨버세이션 기고에서 “따뜻한 물은 일반적으로 안전하고 심리적으로 편안함을 줄 수 있지만, 차갑거나 미지근한 물보다 특별한 건강 효과가 있다는 과학적 근거는 부족하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물의 온도보다 중요한 것은 수분 섭취량 자체라고 강조한다. 물은 소화, 혈액순환, 체온 조절, 신장 기능 유지 등 생명 유지에 필수적인 역할을 한다. 실제 연구에서도 수분 섭취가 부족하면 스트레스 대응 능력이 저하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체중 감량 효과에 대해서도 과학적 근거는 제한적이다. “뜨거운 물이 지방을 태운다”는 주장과 달리, 물의 온도만으로 체지방 감소가 일어난다는 연구 결과는 없다. 다만 물을 자주 마시면 식사 전 포만감이 증가해 음료나 간식 섭취가 줄어드는 등 간접적인 체중 관리 효과는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인후통 완화는 비교적 확실한 효과로 꼽힌다. 따뜻한 음료는 목 점막을 진정시키고 가래를 묽게 만들어 통증을 줄일 수 있다. 그러나 이는 따뜻한 차나 허브차 등에서도 나타나는 일반적인 온열 효과일 뿐, 감염 자체를 치료하거나 회복 속도를 단축시키는 것은 아니다.
피부 개선이나 '해독 효과' 역시 과학적 근거가 부족하다. 충분한 수분 섭취는 피부 보습과 탄력 유지에 도움이 되지만 물의 온도가 피부 상태를 바꾼다는 증거는 없다. 체내 노폐물 배출은 간과 신장이 담당하는 기능으로, 특정 온도의 물만으로 해독이 이뤄진다는 주장은 설득력이 낮다.
생리통 완화 효과도 마찬가지다. 복부 온찜질처럼 직접적인 열 자극은 통증 완화에 도움이 되지만, 뜨거운 물을 마시는 것만으로 같은 효과가 나타난다는 근거는 부족하다. 다만 충분한 수분 섭취는 부종 감소와 컨디션 유지에 긍정적일 수 있다.
볼 교수는 따뜻한 물 습관이 인기를 끄는 이유로 심리적 안정과 생활 루틴 형성 효과를 꼽았다. 따뜻한 음료는 몸을 이완시키고 규칙적인 수분 섭취 습관을 만드는 데 도움을 줄 수 있으며, SNS에서 개인 경험담이 빠르게 확산되면서 효과가 과장되는 경향도 있다는 분석이다.
그는 “따뜻한 물은 편안함과 수분 보충에는 도움이 되지만 체중 감량, 피부 개선, 통증 치료까지 기대하는 것은 무리”라며 “핵심은 물의 온도가 아니라 충분한 수분 섭취와 균형 잡힌 생활습관”이라고 강조했다.
이상목 기자 mrls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