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듀플러스]“대학생 창업 늘었는데…장학금은 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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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 창업 열기는 거세졌지만, 이를 뒷받침할 제도적 지원은 오히려 위축된 것으로 나타났다. 교육부와 한국연구재단이 발표한 '2025 대학 산학협력활동 조사보고서'에 따르면 창업 강좌·동아리 등 학생 참여 지표는 일제히 상승한 반면, 창업 장학금 총액과 창업 실습 참여 대학 수는 소폭 감소했다.

실제 2024년 창업 강좌 수는 1만6697개로 전년(1만 5547개)보다 7.4% 증가했고, 이수 학생도 50만 4459명으로 5.3% 늘었다. 창업 동아리는 5645개로 3.4% 증가했으며, 참여 학생 수는 4만 2340명으로 15.3% 급증했다. 창업 경진대회 역시 950회 개최돼 전년 대비 5.8% 증가했고, 참여 학생도 4만9452명으로 13.9% 늘었다.

그러나 현금성 지원인 창업 장학금은 감소했다. 2024년 창업 장학금 총액은 16억7000만원으로 2023년 19억6000만원 대비 약 15% 감소했다. 창업 실무를 학점으로 인정하는 '창업 실습' 참여 대학은 125개교로 전년(127개교)보다 줄었고, 참여 학생 수는 1733명으로 1년 새 16.7% 감소했다.

전문가들은 대학 지원 방식이 '인프라 중심'으로 이동하는 과정이라고 분석한다. 김지하 한국교육개발원(KEDI) 선임연구위원은 “창업 장학금 제도가 형식적으로 운영되는 흐름이 나타나고, 개인 지급 방식이 실질적 창업 성과로 직결되는 데 한계가 있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며 “대학들이 장학금 직접 지급을 줄이는 대신 창업보육센터 확충이나 경진대회 개최 등 인프라 투자에 집중하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최용석 중앙대 교수 역시 “단순한 장학금 지급보다 학생들이 창업에 몰입할 수 있는 시간과 기회를 선제공하는 것이 우선이라는 인식이 확산하고 있다”며 “장학금도 중요하지만 단일 형태의 지원금 제도보다 교육부나 중기부의 사업화 프로그램 연계 등 다양한 방식으로 창업 지원 체계의 효율성을 찾는 생태계가 조성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같은 참여 확대의 배경에는 인공지능(AI) 시대에 따른 고용시장 변화가 자리한다는 분석도 나온다. 김 선임연구위원은 “기업 현장에서 AI가 숙련되지 않은 주니어급 인력을 대체하는 흐름이 나타나면서 일자리 축소가 체감되고 있다”며 “취업난 속에서 자신의 아이템으로 승부하려는 학생들이 창업에 주목하는 경향이 뚜렷하다”고 전했다.

AI 기술 자체가 창업 장벽을 낮춘 점도 영향을 미쳤다. 최 교수는 “학생들이 AI 툴을 활용해 시장 검증과 자료 조사를 빠르게 수행하며 창업 기회를 탐색하고 있다”며 “AI는 창업을 고민하는 학생들에게 강력한 도구가 됐고, 창업은 AI 시대를 대비하는 능동적 선택지로 인식되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창업장학금 추이(이미지=2025 대학 산학협력 조사 보고서)
창업장학금 추이(이미지=2025 대학 산학협력 조사 보고서)
[에듀플러스]“대학생 창업 늘었는데…장학금은 줄었다”

한편, 창업 교육은 여전히 이론과 대면 중심 구조를 유지하고 있다. 2024년 창업 이론형 강좌는 1만3301개(79.7%)로 실습형 강좌(3396개, 20.3%)보다 압도적으로 많았다. 교육 방식 역시 오프라인 과목이 1만5029개(90.0%)로 대부분을 차지했고, 온라인 과목은 1669개(10.0%)에 그쳤다.

최 교수는 “기초 이론 과정은 온라인으로도 가능하지만 사업계획서 작성이나 아이디어 구체화처럼 몰입도가 필요한 실전 과정은 오프라인이 적합하다”고 설명했다.

부산의 한 사립대 창업학과 교수는 “학생들은 창업 교육 효율을 위해 즉각적인 피드백이 이루어지는 오프라인 강좌를 선호한다”며 “단순 지식 전달보다 현장의 생생한 감각을 익히는 것이 창업의 본질”이라고 제언했다.

권미현 기자 mhkw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