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일 용인시장, 반도체 국가산단 이전론에 국가신뢰 훼손 우려

삼성 기흥캠퍼스 결합 대규모 집적효과 기대
사회대개혁위 부산토론 정부승인 재확인 요구

이상일 용인시장.
이상일 용인시장.

이상일 경기 용인특례시장은 지난 20일 정치권 일각의 '반도체 국가산업단지 지방 이전론'과 관련해 “국책사업을 정권 변화에 따라 뒤집을 수 있다는 신호는 국가 신뢰를 훼손한다”며 정부의 명확한 입장 표명을 촉구했다.

이 시장은 이날 서울경제TV '뉴스5'에 출연해 용인 이동·남사읍 첨단 시스템반도체 국가산단과 원삼면 반도체클러스터 일반산단은 2023년 7월 국가 첨단전략산업 특화단지로 지정됐으며, 관련 법에 따라 전력·가스·집단에너지·용수 공급과 도로망 확충이 지원 대상이라고 설명했다. 전력 공급 계획도 단계별로 수립돼 있으나 정부 차원 재확인 메시지가 없어 이전 논란이 지속된다는 지적이다.

용인 첨단 시스템반도체 국가산단은 약 778만㎡ 규모로, 삼성전자가 360조원을 투자해 조성하는 사업이다. 인근 기흥캠퍼스에는 20조원을 투입해 차세대 반도체 기술 연구단지 전환이 진행 중이다. 두 사업이 결합할 경우 대규모 집적 효과가 기대된다는 게 시의 판단이다.

용인은 1983년 삼성전자 기흥캠퍼스에서 국내 반도체 생산이 시작된 지역으로, 40여 년간 경기 남부에 소재·부품·장비 및 설계기업이 밀집해 산업 생태계가 형성돼 있다. 장비 이상 발생 시 즉각 대응이 가능한 구조라는 점을 경쟁력으로 제시했다.

해외 사례로는 대만 TSMC가 위치한 신주과학단지를 들었다. 해당 단지에는 16만명 이상이 종사하고 600개 넘는 관련 기업이 집적돼 있다. 전력·용수 인프라뿐 아니라 인력·협력기업이 결합한 구조가 경쟁력을 좌우한다는 설명이다.

최근 국무총리 자문기구인 '사회대개혁위원회'가 오는 26일 부산에서 용인 반도체 국가산단 타당성 검토를 토론 의제로 다루겠다고 밝힌 데 대해서는 '이미 정부 승인을 거친 사업'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서울행정법원도 지난달 15일 해당 사업과 관련해 법적 문제가 없다는 취지로 판결한 바 있다.

이 시장은 반도체 산업의 인력 구조도 변수로 언급했다. 업계에서 석사 이상 학위 소지자 비율이 17%에 달하는 만큼, 기업은 우수 인력을 확보할 수 있는 지역을 선호할 수밖에 없다는 주장이다. 앵커 기업만 이전하는 방식으로는 생태계 이전이 어렵고, 자본력이 크지 않은 소부장 기업의 동반 이동도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고 덧붙였다.

이상일 시장은 “반도체는 땅 위에 세워지는 산업이 아니라 생태계 위에 세워지는 산업”이라며 “전력 인프라만을 근거로 산단 이전을 주장하는 것은 산업 구조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접근”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반도체 산단 이전 논란은 소모적이며, 정부가 계획대로 추진한다는 분명한 메시지를 내야 한다”고 덧붙였다.

용인=김동성 기자 esta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