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화장품 부당광고가 급증한 가운데 화장품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과대 마케팅에 제동이 걸린다. 친환경·지속가능성 등을 앞세운 광고에 표준 표현과 국제 기준을 적용하는 법 개정이 추진된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김기웅 의원 등 10인은 최근 화장품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발의했다. 기능성·친환경성·지속가능성 등을 강조하는 표시·광고에 통일된 기준과 표준 문안을 마련하는 것이 핵심이다. 소비자 오인과 과장광고를 막겠다는 취지다.
현행 화장품법은 제조업자와 책임판매업자에게 표시·광고 관리지침을 적용하고 있다. 사실과 다른 광고에는 과징금 등 행정처분이 가능하다. 개정안은 한발 더 나아가 ESG 관련 표현에 대한 객관성과 신뢰성을 강조해 소비자 오인을 막고, '그린워싱' 등 과대 ESG 마케팅을 제한하기 위해 추진된다.
개정안은 법안 발의 취지 설명에서 “최근 화장품 시장에서는 ESG 키워드가 마케팅 전면에 등장해 '친환경' '지속가능' '물분해성' 등 환경적 속성을 강조하는 표현이 급증했다”면서 “용어 정의와 검증 기준은 제각각으로 과학적 근거 없이 사용될 가능성이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이에 개정안은 식품의약품안전처장이 화장품 표시·광고에 관한 권장 표시 사항과 표준 문안을 개발·보급할 수 있도록 하는 조항을 신설했다. 표현 자율 영역에 있던 ESG 문구를 제도권 안으로 들이겠다는 의미다.
환경성 주장에 대한 실증 의무도 강화했다. 물 분해성 등 화장품과 용기·포장의 환경적 속성이나 효능을 표시·광고할 경우 국제기구 또는 총리령이 정하는 기준을 충족했는지 실증하도록 했다. 생산·유통·사용·폐기 과정에서의 오염물질 배출과 온실가스, 자원·에너지 소비 등 환경 영향 전반을 객관적인 수치 기반으로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법안이 통과될 경우 관련 문구 활용에 보다 까다로운 검증 절차가 요구될 전망이다.
업계는 대체로 법안 발의 취지에 공감하는 분위기다. 최근 화장품 업계에서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마케팅 경쟁 과열과 인공지능(AI) 활용 등 광고 관련 문제가 불거지는 가운데 규제 마련이 소비자 신뢰 제고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평가다. 식약처에 따르면 지난해 온라인상 화장품 부당광고 적발건수는 3408개로 최근 5년 중 최고치로 집계됐다.
일각에서는 연이은 규제 강화에 관리 기준이 과도해진다는 주장도 나온다. 표현의 자유가 위축되고, 실증 비용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과장·허위 광고를 막아야 한다는 취지에는 공감하지만 단어나 문구 하나에도 국제적 표준에 과학적 검증을 요구하게 된다면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정다은 기자 danda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