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업이 요구하는 직무역량을 디지털 배지로 식별·검증하고 이를 채용과 인재관리 체계에 연계하기 위한 '산업 맞춤형 인재 확보 전략 세미나'가 24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오크우드 프리미어 코엑스센터에서 열렸다.
한국공학교육인증원(ABEEK)이 주관한 이번 세미나는 기업이 요구하는 직무역량을 디지털배지 기반으로 체계적으로 검증하고, 이를 채용과 인재관리 전반에 연계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마련됐다.
강동진 한국공학교육연구센터 소장, 조용상 원에듀테크 코리아 이사장, 노원석 레코스 대표, 박기현 테크빌교육 에듀테크 부문 대표, 정훈 러닝스파크 대표, 박경선 메디오피아테크 대표, 서범석 모티브랩 이사, 정해수 한국에듀테크산업협회 본부장 등 산업계 대표와 기업 인사 담당자 30여 명이 참석했다.
이번 세미나는 디지털배지를 매개로 산업계·대학·인증기관 간 협력 기반을 강화하고, 인재 선발의 객관성과 효율성을 높이는 동시에 채용 이후 재교육과 승진까지 연계 가능한 통합 인재관리 모델을 제시하는 데 의미를 뒀다.
![[에듀플러스]“스펙 대신 '디지털배지'…기업 인재 검증 새 모델 모색”](https://img.etnews.com/news/article/2026/02/24/news-p.v1.20260224.3e3313af817b4d9297ee82539063b1fb_P1.png)
강동진 한국공학교육연구센터 소장은 'ABEEK 역량 디지털배지 제도'를 안내하며 공학교육인증 역량배지와 첨단산업 인재양성 배지 등 관련 제도를 소개했다.
강 소장은 “AI 시대의 대학 교육은 대학이 정해준 동일한 과정을 따르는 방식이 아니라, 학생 개인이 설계하고 경험을 통해 역량을 증명하는 방향으로 전환돼야 한다”며 “평가는 지식의 양이 아니라 실제로 어떤 문제를 해결했는지를 기준으로 이뤄져야 하며, 이러한 전환을 구체화한 모델이 바로 역량 디지털배지”라고 말했다.
그는 또한 “디지털배지는 단순 수료증이 아닌 공신력 있는 마이크로 크리덴셜로, 학생의 강점을 데이터로 증명하고 기업이 신뢰할 수 있도록 하는 새로운 교육 생태계의 출발점”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기업 역량 검증의 새로운 표준, 오픈배지'를 주제로 홍정민 휴넷 소장이 발표를 진행했다.
홍 소장은 “산업과 일자리 구조가 잡(Job) 중심에서 워크(Work)·스킬(Skill) 중심으로 빠르게 전환되면서, 기업들은 학위보다 실제 수행 가능한 역량을 증명할 수 있는 체계를 요구하고 있다”며 “글로벌 기업들은 이미 디지털배지를 활용해 세분화된 스킬을 인증·채용에 반영하고, 교육 역시 '스킬 단위' 맞춤형 학습으로 재편되는 중”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산업계가 참여하는 의견 교환 세션도 마련됐다. '기업이 보는 미래 인재상과 역량 검증 체계'를 주제로 진행된 이 세션에서는 산업 현장의 실질적 요구와 다양한 협력 방안이 논의됐다.
학위만으로 인재를 선발하는 경우, 실무 스킬까지 확인할 방법이 없다는 현장의 목소리가 나왔다.
강유진 YBM AI랩 사원은 “일부 지원자들이 학위는 갖추고 있지만 실무에 바로 필요한 스킬이 부족한 경우가 있어 현장에서는 검증의 한계를 느낀다”면서 “학위 중심 선발만으로는 실제 직무 역량을 확인하기 어려워, 이를 객관적으로 증명할 수 있는 스킬 기반 평가·인증 체계의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고 전했다.
이 같은 문제의식은 기업 내부 인재 육성과 평가 체계 전반으로 확장되고 있다.
박기현 테크빌교육 에듀테크 부문 대표는 “기업 내부에서도 교육 수료자에게 디지털배지를 발급하고 있지만, 이를 사내 활용·공유 체계가 부족해 동기부여와 연계에 한계를 느끼고 있다”며 “특히 하드 스킬과 달리 소프트 스킬까지 어떻게 검증하고 채용 판단에 반영할지에 대한 현실적 고민이 크다”고 말했다.
실제 채용 현장에서도 스킬 중심 평가로의 변화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SK하이닉스의 경우, 서류와 전공 시험, 논문 발표 등을 거치되 최종 면접에서는 문제를 사업적 관점에서 해결할 수 있는지 등 실질적 사고력과 직무 적합성을 중점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고재우 SK하이닉스 과장은 “스펙과 문제풀이 능력이 상향 평준화된 만큼, 지원자가 실제로 어떤 스킬을 보유하고 이를 어떻게 활용하는지가 핵심 판단 기준이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자리에서는 디지털배지를 활용한 역량 가시화 사례도 소개됐다.
노원석 레코스 대표는 “직업계고 학생들이 디지털배지 기반 e-포트폴리오를 통해 할 수 있는 것을 구체적으로 제시하자, 지역 기업들이 기존의 근태·추천서 중심 평가보다 역량을 명확히 확인할 수 있었다”며 “채용 과정에서 배지 URL 제출을 하나의 선택 항목으로 도입하는 것만으로도 학위 중심이 아닌 역량 중심 검증 체계로 전환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마송은 기자 runni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