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시장 이슈로 준공영제, 즉 시내버스 운영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과거 이명박 전 대통령이 대중교통 체계개편을 통해 정치적 기반을 다졌던 사례가 상징적으로 언급되지만, 이번 논의의 본질은 파업과 누적 적자 문제에 있다. 핵심은 준공영제냐 공영제냐의 이분법이 아니다. 노선버스를 어떤 구조로, 얼마나 합리적인 비용 수준에서 운영할 것인가의 문제다. 시민 만족도를 높이면서도 세금 지원을 최소화하고, 재정의 지속 가능성을 확보하는, 즉 가성비를 높이는 일이다.
공영제로 전환하겠다는 주장은 단순하고 명쾌해 보이지만, 그 이면의 재정 부담은 결코 가볍지 않다. 버스 사업은 면허권을 기반으로 하며, 법원 판결을 통해 특허권과 유사하게 상속까지 인정받고 있다. 개인택시 면허가 대당 1억원 안팎에 거래되는 현실을 감안하면, 시내버스 약 9000대의 면허권 보상 비용만 최소 수천억원에서 2조원에 이를 수 있다. 이를 일시에 인수하기는 어렵고, 분할 상환을 하더라도 재원 조달 방안이 명확해야 한다. 여기에 차량 매입 비용과 운영 적자까지 전면 부담하게 되면 세금 투입은 구조적으로 확대될 수밖에 없다. 도쿄의 경우 공영화후 해당업체에 다시 민간위탁을 한것도 타산지석으로 삼을 필요가 있다.
대안을 모색하려면 적자의 배경부터 짚어야 한다. 서울의 버스 요금은 경기도보다 약 150원 낮다. 경기도가 요금을 인상할 때 서울은 동결해서이다. 게다가 서울시는 국비 지원 없이 요금을 낮게 유지하면서도 배차 간격은 더 촘촘하게 운영하고 있다. 시민 입장에서는 덜 기다리고 더 저렴하게 이용하는 구조다. 그만큼 재정 압박이 커진 측면도 있다. 또한 김동연 경기지사가 서울 준공영제의 한계를 보완하겠다며 도입한 노선입찰제의 효과 역시 참고할 필요가 있다. 경쟁을 통한 비용 절감이 목표였지만, 현실에서는 기존 운영업체 중심의 구조가 유지되면서 기대만큼의 비용 감소로 이어지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아울러 버스 1대당 적자 지원금이 다른 시도에 비해 절반수준으로 낮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
가장 큰 현안은 운용비의 절반가량을 차지하는 인건비 상승분이 서울시 재정으로 전가되는 구조가 고착화되고 있다는 점이다. 통상임금 확대 등 제도 변화까지 더해지면서 부담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애초에 버스와 인력을 직접 운영하는 공영제의 재정적·노사관계 부담을 피하기 위해 도입한 준공영제의 장점이 점차 희석되고 있는 셈이다. 따라서 해법은 협상 구조의 재설계에 있다. 휴일·새벽·심야 시간대에는 자율주행버스를 점진적으로 도입하고, 수요응답형 교통(DRT)을 확대하며, 과감한 노선 조정을 병행해야 한다. 이를 통해 서울시가 버스업계와 노조에 대해 보다 실질적인 협상 레버리지를 확보할 필요가 있다. 회사에 총액임금을 할당하고 자율에 맡기는 방법도 있다. 노무 전문가가 주도하는 거버넌스를 보완해 설득과 협의를 병행하고, 퇴직 인력의 자연 감소와 기술 대체를 통해 중장기적으로 비용 구조를 낮추는 큰 그림이 요구된다. 또 버스회사에 대한 보조금을 출자 형태로 전환하는 방안도 검토할 수 있다. 현재 버스 구매 시 CNG버스는 약 1억원, 전기·수소버스는 그보다 높은 금액을 보조하고 있다. 이를 출자로 전환하면 서울시가 버스회사의 지분을 확보할 수 있고, 영세 업체나 평가하위 업체의 통합을 통해 구조적 운영비 절감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결국 논쟁의 초점은 공영이냐 준공영이냐가 아니라, 시민의 이동권을 지키면서도 지속 가능한 재정 구조를 어떻게 만들 것인가에 맞춰져야 한다. 지금 필요한 것은 제도 명칭의 변화가 아니라 비용 구조를 통제할 수 있는 전략적 설계다.
임성은 서경대 공공인재학부 교수·전 서울기술연구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