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금융당국이 온라인 대환대출 플랫폼의 2금융권 중개수수료 상한제 도입을 본격 검토하면서, 핀테크와 2금융권이 수수료 문제를 두고 정면 충돌했다.
논쟁의 출발점은 수수료 격차다. 네이버페이·카카오페이·토스 등 주요 핀테크 플랫폼이 저축은행·카드·캐피탈 등 2금융권 대환대출을 중개할 때 적용하는 수수료율은 대체로 약 0.8~1.3% 수준이다. 반면 시중은행은 0.08~0.18%에 그친다. 2금융권에서는 시중은행 대비 2금융권 수수료가 최대 16배까지 차이가 난다며 형평성 문제를 제기한다.
다만 시중은행과 2금융권은 금리 구조 자체가 다르다는 주장도 나왔다. 은행은 고신용자 중심으로 낮은 연체율과 낮은 조달 비용을 기반으로 금리를 설계한다. 자체 고객 기반이 탄탄하고 심사 체계가 표준화돼 있어 플랫폼 의존도가 낮고, 연동 절차도 단순하다.
반면 2금융권은 중·저신용자 비중이 높고, 신용위험 비용이 크다. 조달원가도 상대적으로 높기에 연체율과 자본규제 부담이 더해지면서 금리 상단이 높게 형성돼 있다.
금융당국은 '포용금융' 기조에서 대환 수수료 체계 전반을 점검하고 있다. 중·저신용자의 금리 부담으로 이어질 가능성을 들여다보겠다는 취지다. 당국은 지난해 7월 이후 주요 핀테크사와 세차례 회의를 진행했으며, 12월에는 저축은행중앙회와 간담회도 개최했다. 상한선은 0.8~1.0% 수준이 거론되는 것으로 전해진다.
가장 큰 쟁점은 금융사가 플랫폼에 지급하는 중개수수료가 실제 대출금리에 반영되느냐는 점이다. 대환대출은 기존 대출을 더 낮은 금리 상품으로 갈아타는 서비스인 만큼, 금리 차이가 핵심이기 때문이다.

◇2금융권 “수수료는 업무원가…금리에 반영되는 구조, 낮추면 내려간다”
2금융권은 수수료가 대출 금리에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는 구조라는 입장이다. 저축은행과 여신전문금융회사(카드·캐피탈)는 플랫폼 수수료를 '대출 취급을 위한 비용'으로 본다. 금리 산정 시 조달원가, 업무원가, 신용원가, 법정비용, 기타비용 등이 반영되는데, 플랫폼 수수료는 업무원가 또는 기타원가로 분류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단 원가 반영 여부는 개별 금융사의 선택이다. 원가배분 방식과 목표이익 설정에 따라 금리에 미치는 영향은 달라질 수 있다.
특히 저축은행 업권의 대환대출 중 상당 부분이 플랫폼을 통해 이뤄진다. 업계는 플랫폼 의존도를 약 70% 수준으로 추정한다. 자체 영업망이 제한적인 상황에서 온라인 플랫폼은 핵심 판매 채널로, 수수료가 사실상 필수 영업 비용이라는 주장이다.
2금융권 관계자는 “플랫폼 수수료가 높으면 그만큼 업무원가가 늘어나 금리 산정에 영향을 준다”며 “수수료를 낮추면 비용이 줄어드는 만큼 소비자 금리에도 반영될 수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대환대출 수수료를 낮추게 될 경우 대출 금리가 낮아질 수밖에 없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다른 2금융권 관계자는 “당국 및 이해관계자와 협의를 통해 대환대출 수수료를 낮추게 될 경우, 대출 금리를 유지하거나 올릴 금융사는 없을 것”이라며 “서민금융 공급을 활성화하고 가계 부담을 완화하는 측면에서 수수료 인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일부 저축은행은 “수수료 인하 효과가 소비자에게 돌아가도록 산정 체계를 개선하겠다”는 입장도 내놓고 있다.
◇ 핀테크 “수수료 인하와 금리는 별개, 핵심은 조달·신용 리스크”
반면 핀테크 업계는 “수수료를 내린다고 금리가 자동으로 내려가는 구조가 아니”라고 반박한다.
플랫폼 수수료는 대출 실행 시 발생하는 일회성 비용인 반면, 금리는 대출 기간 동안 잔액에 따라 누적되는 비용으로 성격이 다르다는 것이다. 플랫폼 관계자는 “금리는 조달원가, 신용위험 비용, 운영비, 목표이익 등 복합 요인으로 결정된다”며 “중개수수료는 여러 항목 중 일부에 불과하다”고 설명했다. 특히 중저신용자 시장에서는 신용위험 비용이 금리 결정에 더 큰 영향을 미친다는 주장이다.
실제 대출 과정에서 10~15만원 정도의 수수료를 내면 이후엔 추가 부담이 없으며, 플랫폼사에서 대환대출을 받은 소비자에게 캐시백을 제공하기 때문에 실제 소비자의 부담은 없다는 입장이다.
또한 수수료 격차가 과도하다는 시각에도 선을 긋는다. 1금융권은 표준화된 심사 체계를 갖춰 플랫폼과의 연동이 비교적 단순하지만, 2금융권은 금융사별 기준이 상이하고 조건 변경이 잦아 한도·금리 재산출, 재심사 등 절차가 반복된다. 이 과정에서 데이터 처리 비용과 개발·운영 비용이 더 많이 발생한다는 설명이다.
1금융권은 자체 신용평가 시스템과 표준화된 심사 체계를 갖춰 비교추천 대출 실행이 플랫폼-금융사 간 '1회 연결'로 종료되는 경우가 많다. 반면 2금융권은 금융기관별 심사 기준과 상품 구조가 상이하고 정책 변경이 잦아, 비교추천 과정에서 한도·금리 재산출, 조건 검증, 재심사, 보완 요청 대응이 여러 차례 반복된다. 이 반복 연결은 곧 데이터 비용과 개발·운영 비용 증가로 이어진다.
여기에 UX·UI 개선, 인앱 약정(약정 프로세스 내재화) 개발, 이상금융거래탐지시스템(FDS)·보안 알고리즘 고도화, 프로모션·마케팅 비용이 복합적으로 수반된다. 핀테크 업계는 “2금융권의 부족한 여신 역량을 플랫폼이 보완해주는 구조”라며 “다른 서비스를 받으면서 생긴 수수료 차이로, 수수료의 상당 부분이 대출 실행 과정에서 생기는 비용이다”라고 강조했다.
정책 효과에 대한 회의론도 제기된다. 핀테크는 “수수료 인하분이 실제 소비자 금리로 전이되는 구조가 명확하지 않다”며 “서민 금리 인하라는 정책 목표를 달성하려면 금리 결정 메커니즘 전반을 면밀히 점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두호 기자 walnut_park@etnews.com, 박진혁 기자 spark@etnews.com